상상 오페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별빛 학교 개학식



상상 오페라 시리즈 제3막


〈별빛학교 개학식 – 여름, 시를 배우다〉

작: 월인(月人) 박성진


(막이 오르며)

별빛학교 정문이 활짝 열리자

별 하나 둘, 별무리들이 줄지어 입학한다

토끼는 연필을, 기린은 공책을,

고래는 거대한 책가방을 메고 등장한다


[윤동주 교장 선생님]

흰 셔츠에 바람처럼 서서

조용히 말씀하신다


> “이 학교의 교과서는 별빛입니다.

시를 품고 웃을 수 있는 마음,

그것이 졸업장이에요.”




[아이들 환호]

“와아아아——!!”

“교장 선생님!

<서시>는 어디까지 외워야 하나요?”

“첫눈부터 별 헤는 밤까지요!”


[박칼린 음악 선생님]

분필 대신 지휘봉을 들고 등장

반짝이는 하모니카와 마림바 소리에

아이들 귀가 쫑긋!


“자, 오늘은 고래음으로 윤동주의 시를 부릅니다~

너무 높으면 사자음으로 조정해 드려요~”

아이들 깔깔깔,

별빛 교실이 진동한다


[문학박사 혜란 선생님]

문 열고 들어오자

책들이 스르륵 펼쳐지고

시들이 스스로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 “문학은 빛이에요.

윤동주는 등대였고,

여러분은 등불입니다.”




아이들 조용히 눈을 반짝인다

누군가 수줍게 손을 든다

“선생님, 윤동주 시에도 유머가 있나요?”

“있고 말고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하고 다섯 점 깎이신 분도 계셨죠!”

전교생이 빵! 터진다


[월인 시인 시 선생님]

달빛을 두르고 슬며시 들어와

칠판에 조용히 한 줄을 적는다


> “시란, 마음이 숨 쉬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은 그 말에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동시에 외친다

“우리 숨도 시가 될 수 있어요?”

“그럼요!

여러분의 웃음도, 울음도, 졸음도 다 시랍니다.”


[하나님 급식위원장님]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등장하신 하나님

부채질하시며 말씀하신다

“오늘 급식은 별빛 도시락,

후식은 꿈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들 환호

“감사합니다, 하나님 위원장님!”

“하나님도 바쁘셔요—천국에서도 급식 중이라고요!”

박칼린이 뒤에서 웃음 참으며

“하나님, 저희 급식 예산 좀 더 주세요!”

하나님,

별 하나 꺼내 쓱— 내주신다!


[마지막 합창]

아이들, 동물들, 선생님들

그리고 부채질하는 별들까지

함께 노래한다


“별빛학교 개학했어요

여름보다 반짝이는 마음으로

시를 배우고 웃음을 배우고

우리는 별이 됩니다

윤동주의 시처럼

혜란 선생님의 책처럼

칼린 선생님의 리듬처럼

월인 선생님의 숨처럼!”


막이 내리며

하나님이 무대 뒤에서 살며시 말씀하신다

“이 학교는 진짜 학교보다

훨씬 더 아름답구나.”

그리고 웃으신다.



---


해설 — 《별빛학교》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별빛학교》는 ‘시가 교과서가 되는 상상 학교’입니다.


**윤동주 교장은 ‘시로 말하는 교육자’**로, 별빛과 부끄럼을 가르칩니다.


박칼린은 음악 선생님, 윤동주의 시에 리듬을 입히고 아이들의 감정을 춤추게 합니다.


혜란 박사는 문학 선생님, 아이들에게 시의 해석이 아닌 ‘이해와 감정’을 가르칩니다.


월인 시인은 시 선생님, 말보다 조용한 문장을 통해 ‘숨의 시학’을 전합니다.


하나님은 급식위원장, 별빛 도시락을 나누며 아이들에게 하늘의 유머를 전하십니다.



이 오페라 시극은 단지 환상의 동화가 아닙니다.

이 시를 읽는 ‘당신’이 바로 별빛학교의 학생이며,

당신 안의 별 하나가 오늘도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더운 여름, 시 한 편이 선풍기보다 시원할 수도 있답니다.

작가의 이전글백설공주 2탄-칼린의 꿈나라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