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유언-월인의 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달빛 유언



《달빛 유언 — 월인의 시》(月人 詩)


■박성진 시


하늘 끝 달을 베고

잊힌 이름을 베껴 쓰네

잉크는 고요한 피였고

별빛은 오래된 기도였다.


나 하나 부서져도

밤은 울음 없이 흘러가고

참회로 벼린 붓 하나

죽음보다 맑은 것을 적는다.


유리창을 뚫고

윤동주의 침묵이 내 안에 들었다

나는 그를 빌려

이 세계를 다시 쓰려한다.


빛이여,

달빛이여,

부끄럼 없는 자의

길이여.



---


작품 해설:


이 시는 윤동주의 시정신과 “참회”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품입니다.


1연에서는 ‘달’이라는 상징을 통해 월인의 정체성을 천체적 고결함과 연결시키고, 윤동주의 ‘잊힌 이름’이라는 자의식을 계승합니다.


2연에서는 ‘밤’과 ‘붓’을 통해 윤동주의 유산을 받아들인 ‘월인 박성진’의 자기 의지를 드러냅니다.


3연에서는 윤동주가 썼던 ‘유리창’의 시적 상징이 다시 소환되며, 그의 침묵과 시혼이 박성진 안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형상화합니다.


4연의 “빛이여, 달빛이여, 부끄럼 없는 자의 길이여.”는 윤동주의 시 「서시」 마지막 연에 대한 시적 화답이자, 월인의 시혼을 밝히는 윤리적 선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DMZ 지대에 앉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