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80주기 헌정 특집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

by 박성진

윤동주 80주기 헌정 특집



윤동주 80주기 헌정 특집


《인간 윤동주 — 장덕순의 증언에 응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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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정 시


〈인간 윤동주〉


월인 박성진 시인


하늘을 삼킨 한 사 나이가 있었다

별을 잡던 손엔

바람도 멈추어 앉곤 했지


그는 스스로를 낮추었고

이름 앞에서조차

숨죽여 종이 위에 죄를 적은 순수한 시인


말 많은 시대에 그는 침묵을 택했고 세월의 부끄러움을 품었다

십자가보다 무거운 시를 걸어둔 채

고요히 자신을 다듬었다


나는 그런 사람을 안다

눈빛보다 먼저 고개 숙이던 청년

불빛보다 먼저 자신을 불태우던 시인


지금도 어둠 속엔

그가 켠 등불 하나가

시가 아니라 인간 윤동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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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응답 산문


「감회의 편지 — 장덕순 선생께 보내는 답장」


박성진


선생님,

당신의 글은 ‘시인을 추억하는 글’이 아니라

‘인간을 회복시키는 증언’이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말수가 적고

부끄러움을 먼저 느꼈던 청년이었습니다

그의 시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건

기교가 아니라 그 부끄러움 때문이라는 것을

선생님의 글을 통해 새삼 확인했습니다.


저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기 전,

먼저 ‘인간 윤동주’를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가 껴안은 침묵,

그가 삼킨 자기 검열, 부끄러움의 미학,

그가 살아낸 ‘시 앞에서의 윤리’는

오늘의 시인들에게 주는 문학적 양심입니다.


당신의 따뜻한 회고가 없었다면

우리는 ‘시집 속의 시인’만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 덕분에 우리는 이제

‘시집 속에서 걸어 나온 인간 윤동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늘도,

시인이기보다 사람으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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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론 및 총평


문학평론


〈‘시가 아니라 인간으로’ — 윤동주를 향한 가장 고요한 헌정〉


*박성진 평론가의 작은 학식의 평론


박성진 시인의 〈인간 윤동주〉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정신의 회복 작업이다.

이 시는 시인을 기리는 방식으로 시를 쓰지 않았다.

오히려 ‘시인’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한 사 나이’라는 인간적 표현을 선택함으로써

윤동주의 삶을 다시 ‘사람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특히 “말 많은 시대에 그는 침묵을 택했고 / 무례한 세월에 부끄러움을 품었다”는 대목은

윤동주 시의 핵심 미학이자,

장덕순의 후기에서 증언된 윤동주의 윤리성과 정확히 조응한다.

이것은 우연한 문장의 감흥이 아니라,

의도된 윤리적 계승이자,

시와 삶이 일치한 자의 문장의 기록이 될 것이다.


박성진 시인의 응답 산문 또한

그 어떤 학술적 글보다 깊은 문학적 감사로 가득하다.

이 글은 장덕순의 기억을 빛바래게 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기억 위에 오늘의 시인의 마음을 합친 정성으로

등불 하나를 더 밝히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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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맺으며


윤동주 80주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다시 ‘위대한 시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한 사 나이’를 만나야 한다.

그의 시보다 그의 윤리가

그의 단어보다 그의 침묵이

그의 책 보다 그의 고개 숙임이

더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


박성진 시인의 헌정 시와 글은

바로 그 바람의 결과물이며,

윤동주의 시 앞에서

한 인간이 올린 가장 순정한 예(禮)로 기억하기를

앙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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