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첫사랑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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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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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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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진주
아픈 만큼
반짝이는 진주
처음이라
배운 적도 없이
서툰 마음으로
사랑하였기에
그 사랑은
끝내 닿지 못해
더 아프다
가슴 깊은 바다
눈물 그림자 되어
아픈 만큼
빛으로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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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진주는 바닷속에서 상처를 품고 자란다.
조개가 숨을 쉴 때 스며드는 부유물과 거친 돌조각, 보이지 않는 모래알이 살을 스친다. 그 날카로움이 고통을 만들지만, 조개는 그것을 밀어내지 않고 품어 안는다. 시간을 덮어가며 감싸고 또 감싸, 마침내 그 아픔은 빛으로 바뀌어 영롱한 보석이 된다.
변희자 시인의 첫사랑도 그렇다.
처음이라 서툴렀고, 가르쳐 주는 이도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흘러갔다. 그러나 그 사랑은 끝내 닿지 못했고, 기억은 가슴 깊은 바다에 가라앉아 눈물의 그림자가 되었다.
그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세월 속에서 빛을 머금었고, 오래될수록 더욱 선명하게 반짝였다. 닿지 못한 그 자리마저 하나의 보석이 되었으며, 아픔보다 오래 남은 것은 사랑이 품었던 순간들의 빛이었다. 그 빛은 바닷속 진주처럼 고요히 숨 쉬며 시인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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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5연>
아픔과 빛을 나란히 놓으며 시는 시작된다. 처음이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채, 오직 마음이 이끄는 대로 흘러간 사랑. 그래서 더 순수했고, 그래서 더 깊이 다쳤을 것이다. 끝내 닿지 못했다는 말에서 바람이 멎은 듯 고요가 내려앉고, 기억은 가슴 깊은 바다로 가라앉아 눈물의 그림자가 된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오래 머물렀던 그 아픔은 마침내 반짝인다. 시간의 결 속에서 피어난 빛, 그 빛이 시의 마지막 숨처럼 남는다.
***화답 시***
남은 빛
바닷속 한 조각 상처,
세월이 덮어
빛이 되었다.
닿지 못한 사랑,
그 자리에서만
피어나는 진주.
그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파도 속에서도,
고요한 심장 속에서도
천천히 숨 쉬며
오래도록 마음속을 비추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