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우 시인의 아침마다 쓰는 즉흥가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아침마다 쓰는 가사-전산우 시인 편》


월인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


모든 계절, 당신

(아침마다 쓰는 즉흥 가사 1,001편째)


전산우 시


작년에도 예쁘게 웃더니

올해도 여전히 고운 들꽃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환하게 웃고 있을 거예요


저 들에 핀 꽃처럼

당신이 얼마나 예쁜지

굳이 누구에게 물어서

확인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은 저 들에 핀 들꽃

늘 고운 모습만 보였으니까


보고 싶어 만나러 가면

미소로 날 반겨주는 당신

사랑해요 나지막이 말하면

나도요 떨려오는 목소리


당신은 저 들에 핀 들꽃

시든 날을 내게 보인 적 없죠


보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가면

미소 짓는 들꽃 같은 나의 당신

사랑해요 그 손을 잡으면

나도요 더 가까이 안겨오지요


******오늘부터 다시 1,000일은 2028년 4월 11일 화요일!

그날을 향해 거북이처럼 걸어갈 것입니다.

님들의 변치 않는 격려를 온몸으로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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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평론


1연

"작년에도 예쁘게 웃더니 / 올해도 여전히 고운 들꽃 /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 환하게 웃고 있을 거예요"

—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웃음. 여기에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강물이 겹쳐집니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지만, 시인의 사랑은 매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빛을 내고 있습니다. 변화를 삼키면서도 본질을 지키는, 사랑의 역설입니다.


2연

"저 들에 핀 꽃처럼 / 당신이 얼마나 예쁜지 / 굳이 누구에게 물어서 / 확인할 필요가 없어요"

— 사랑의 확신은 타인의 보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칸트가 말한 ‘목적 그 자체로서의 인간’처럼, 시인의 ‘당신’은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됩니다. 질문과 증명 없이도 존재가 곧 답이 되는 관계입니다.


3연

"당신은 저 들에 핀 들꽃 / 늘 고운 모습만 보였으니까"

— 현실 속 들꽃은 시듭니다. 그러나 시 속의 들꽃은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변치 않는 완전성을 지니죠. 시인은 눈으로 보는 현실이 아니라, 마음속에 그린 형상을 사랑합니다.


4연

"보고 싶어 만나러 가면 / 미소로 날 반겨주는 당신 / 사랑해요 나지막이 말하면 / 나도요 떨려오는 목소리"

— 이 부분은 사랑의 의식처럼 보입니다. 반복되는 장면 속에서 감정이 줄지 않고 쌓여갑니다. 하이데거가 말한 "되풀이됨 속의 새로움"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5연

"당신은 저 들에 핀 들꽃 / 시든 날을 내게 보인 적 없죠"

— 여기서는 선택적 기억의 힘이 드러납니다. 사랑은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 그 기억이 관계를 지탱합니다. 현실의 그림자는 지우고, 빛만 남기는 방식입니다.


6연

"보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가면 / 미소 짓는 들꽃 같은 나의 당신 / 사랑해요 그 손을 잡으면 / 나도요 더 가까이 안겨오지요"

— ‘한걸음에 달려간다’는 건 망설임이 없다는 뜻입니다. 손을 잡으면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사랑의 거리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거리임을 보여줍니다.


에필로그

"오늘부터 다시 1,000일…"

— 날짜를 새기는 건 사랑을 삶의 일부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거북이처럼 걷는다는 말은 단순히 느리다는 뜻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속도보다 방향, 순간보다 지속을 택하는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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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글***


이 시는 1,001번째라고 합니다.

숫자가 말해줍니다. 매일매일 같은 마음을 적어낸 사람의 꾸준함, 그 시간의 무게를.

들꽃처럼 꾸밈없고, 거북이처럼 멈추지 않는 사랑.

그 단순한 두 이미지를 시인은 끝까지 밀고 나가며, 사랑을 변치 않는 ‘모든 계절’에 심어 두었습니다.


읽는 우리는 이 들꽃 앞에 서서, 우리도 묻게 됩니다.

"나는 어떤 계절에도 변치 않는 웃음을 가진 적이 있었나?"

이 시는 조용히 그러나 깊게, 그 질문을 남깁니다.


문화평론가 한마디

전산우 시인의 시는 넓은 초원을 향해 질주하는 야생마의 모습을 보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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