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시인의---"손폰"에 관하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학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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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의 우주 — 낭독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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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 박성진 시
주머니 속에서
작은 별 하나,
가만히 눈을 뜬다.
손바닥만 한 하늘 —
그 속에 바다가 있고,
낯선 얼굴이 있고,
먼 목소리가 걸어 다닌다.
엄지를 스치면
물결이 한 번,
세상을 뒤집듯 출렁이고
먼 도시가 불을 켠다.
나는
여기서 아침을 보고,
저기서 밤의 숨소리를 듣는다.
손바닥 위의 우주,
시간이 춤을 추다
휘청이며 멈추고,
다시 흐른다.
빛이 꺼진다.
세상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나는 그 틈에서
내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아직 열리지 않은 문,
그 너머에 또 하나의 하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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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이 시는 손폰을 ‘도구’로만 보지 않는다. 시인의 시선에서 그것은, 손바닥 위에 눌러 담긴 세계다. 바다와 도시, 다른 시간대와 기후가 한 화면 안에 겹겹이 포개져 있다.
시의 행간은 일정하지 않다. 갑작스레 짧아지고, 불필요해 보이는 여백이 남는다. 이런 불규칙은 기술이 만드는 매끈함 속에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결을 만든다.
주목할 대목은 “빛이 꺼진다 / 세상은 잠시 숨을 고르고”라는 부분이다. 대부분은 이 순간을 ‘끝’으로 느끼지만, 시인은 그 틈을 ‘내 발자국 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바꾼다. 기술의 흐름에 잠식되지 않으려는, 느린 선택이다.
문학사 속에서 보면, 〈손바닥 위의 우주〉는 디지털 문명에 대한 단순한 찬미나 거부가 아니라, 공존의 흔들림을 기록한다. 윤동주의 서정과 기형도의 고독이, 작은 빛 속에서 새로운 숨을 얻는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
“그 빛이 꺼져도 나는 여전히 나인가.”
그 물음은 지금, 당신 손바닥 위에서
조용히 반짝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