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속의 축제-작은 빛의 오페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손바닥 속의 축제-작은 빛의 오페라》



〈손바닥 속의 축제 — 작은 빛의 오페라〉

월인 박성진 손폰 시


아침 전철.

창밖 풍경은 천천히 흘렀다.

사람들의 시선이 손바닥 속 빛에 모였다.


어린 꼬마가 손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방금 게임에서 어려운 구간을 통과한 듯하다.

손가락이 화면을 밀자

다음 장면이 열리고,

웃음이 번졌다.


옆자리 청년은

방해될까 봐 고개를 살짝 돌리고

자신의 게임에만 몰두했다.


건너편 아주머니는

화면 속 누군가와 웃으며 말을 주고받았다.

가끔 고개를 끄덕였다.

그 표정이

집 앞 골목의 오래된 이웃을 떠올리게 했다.


내 옆 노인은

바이킹 영화를 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나는… 무엇을 보고 있나.


작은 빛은 극장이었다.

천장도, 의자도 없지만

웃음과 음악, 이야기가 가득했다.

아이들은 모험가가 되고,

어른들은 시인이 되고,

노인들은 잃었던 바다와 하늘을 다시 만났다.


한 생각이 스쳤다.

언젠가 이 빛이 거대한 눈이 되어

우리를 바라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은 그냥 두자.

여전히 축제의 무대,

우리가 주인공인 세상.


전철은 도시를 가르고,

빛은 손바닥에서 마음으로 번졌다.


누군가 웃었고,

누군가 눈물을 훔쳤다.

그 순간 전철은 바다였고, 숲이었고, 별이었다.

우리 모두가 꾸는 하나의 꿈이었다.


종착역.

사람들은 주머니에 별을 넣듯

빛을 덮었다.

그러나 음악은 남았다.

귀 속에, 마음속에,

오래도록, 잔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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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 전철 안, 작은 빛의 군상


이 시는 전철 안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공간에서 시작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손인 화면을 세밀하게 따라가면서

작은 빛 속의 개별 세계들을 보여줍니다.


먼저, 게임에서 승리한 꼬마의 환호가 보입니다.

그 순간 화면을 넘기는 손놀림이 짧게 그려지고,

곁에 앉은 청년이 방해될까 몸을 살짝 틀어 몰두하는 모습이 이어집니다.

이 둘은 대화를 나누지 않지만, 같은 몰입의 공기를 공유합니다.


건너편 아주머니의 표정은 따뜻합니다.

화면 속 사람과 웃고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시인에게는 오래된 이웃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건 전철에서 누구나 한 번쯤 본 듯한 장면이라,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독자의 기억을 자극합니다.


노인의 바이킹 영화 몰입 장면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연령을 떠나, 사람을 화면 속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힘이 잘 드러납니다.


이렇게 시인은 관찰자이자 동참자입니다.

화면 속 장면은 모두 다르지만,

전철이라는 하나의 무대 위에서

모두가 자기 막(幕)을 연기하고 있는 듯 묘사됩니다.


중간에 화자가 던지는 한 줄,

“언젠가 이 빛이 거대한 눈이 되어 우리를 바라볼지도 모른다”는 말은

기술이 가진 양면성을 짚습니다.

하지만 곧 “오늘은 그냥 두자”로 마무리해

현재의 축제를 즐기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마지막 ‘주머니에 별을 넣듯’이라는 표현은,

기술의 빛이 꺼져도 마음속 정서는 남는다는 상징입니다.

그래서 시는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여운으로 끝납니다.


결국 이 시는 단순한 전철 풍경이 아니라,

현대인의 하루와, 기술 속에서 서로 다른 세상이 겹쳐지는 모습을 담은

따뜻한 군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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