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앞에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미루나무 앞에서〉



月人之名 朴聖眞


붉은 담장을 넘어온 바람

미루나무 끝에서 울고 있다


그 울음 속에

서대문 하늘이 비치고

망월동 흙냄새 스며든다


묻지 못한 질문 안고

그 뿌리 곁에 선다

칼날 같은 겨울 견디며

여전히 하늘로 손을 드는 나무


만세의 외침이

잎맥 속에 숨 쉬고

그 소리 따라 심장도

꺼지지 않는 불이 된다


오늘 나는

그날의 청년을 바라보며

이 땅의 바람을 올린다

통일의 먼 하늘로

우리의 깃발이 닿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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