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전시우 시인의 "등단"의 에세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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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우 시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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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퇴역 후
밤바다에 몸을 던졌다
어둠 속 일렁이는 파도에
시상이 어른거린다
불면의 4년이 준
등단의 기쁨
소년 시절의 꿈이자
버킷리스트는 이루었지만
걱정이 밀려온다
시상의 강물 흐르는 밤
낮 시간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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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밤바다의 철학 에세이
전시우 시인의 「퇴역 후」는 단순한 퇴역자의 고백이 아니라, 인간 존재가 낮의 질서에서 밤의 자유로 넘어가는 순간을 담아낸 시적 철학의 기록이다.
밤바다라는 무대
첫 구절 “밤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물리적 행위라기보다 낮의 규율과 제복의 시간을 벗고 심연으로 들어가는 정신적 결단이다. 낮은 질서와 규범의 시간, 곧 군인의 시간이지만, 밤은 억눌린 상상력과 불안을 품는 심연이다. 니체의 말처럼 심연을 응시하면 심연 또한 나를 바라본다.
시인은 밤바다를 통해 자기 존재의 본질과 마주하고 있었다.
파도와 시상의 세계
“어둠 속 일렁이는 파도에 / 시상이 어른거렸다.” 파도는 끊임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나는 운동이며, 시적 영감의 흔들림이다. 헤라클레이토스가 강물의 흐름을 통해 존재의 유동성을 말했듯, 이 파도는 군인의 과거와 시인의 현재가 만나는 장 <場>이다.
불면과 기쁨의 역설
“불면의 4년이 준 / 등단의 기쁨”은 고통이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 양식을 여는 통과의례였음을 보여준다. 불면은 병이라기보다, 시적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이었다. ‘등단’은 제도적 진입이 아니라 실존적 변환을 뜻한다.
성취와 불안
소년 시절의 꿈,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졌음에도 “걱정이 밀려온다.”
성취 뒤에도 근원적 불안은 남는다. 하이데거가 말한 실존의 긴장처럼, 성취와 허무는 공존한다. 이 모순이야말로 시인을 더욱 깊은 불면으로 이끄는 힘이다.
밤과 낮의 시간
마지막 구절 “시상의 강물 흐르는 밤 / 낮 시간은 멈춘다.” 여기서 낮은 현실과 규범의 시간, 밤은 초월과 시적 시간이다. 밤의 강물은 흐르지만 낮의 시계는 멈춘다. 이는 단순한 대비가 아니라, 시적 존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시간의 이중성이다.
결론
「등단」은 군 장교의 삶에서 시인의 길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밤바다는 자유의 은유이면서 실존적 불안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인은 퇴역 후 멈춘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것은 낮의 시간이 아닌, 영원히 흐르는 밤의 강물이었다. 이 시는 결국 군인의 질서에서 시인의 심연으로 건너가는 인간학적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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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본명: 전상무
출생: 강원도 횡성군 둔내
군 경력: ROTC 소위 임관, 약 30여 년간 군 복무 후 대령 예편
학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문학 활동: 2023년 《문학나무》 등단. 군인의 삶과 제복, 의무와 책임을 시적 언어로 형상화
현재: 시집을 위한 창작의 열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며, 유튜브 채널 “시낭송 전시우 TV” 운영 중
특징: 군인의 단단한 경험과 시인의 섬세한 감성을 결합해, 낮과 밤의 이중성을 시 세계로 펼쳐내는 독창적 시인으로 평가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