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가 사랑의 인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엘가 사랑의 인사》



엘가 《사랑의 인사》 문학적 비평문


박성진 칼럼니스트 · 문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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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은 한 줄기 바람처럼 시작되었다

차가운 바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의 귓가를 스치는 속삭임이다.


엘가가 앨리스를 위해 남긴 《사랑의 인사》는,

단순한 선율 속에 인간의 마음이 가장 투명하게 빛나는 순간을 기록한 악보이다.


이 곡은 격정이 아니라 속 없는 고백이라 할 수 있다

폭풍우 같은 사랑이 아니라, 햇살에 젖은 풀잎 같은 고요한 사랑이다

현악은 눈부신 선언보다는 일상의 체온에 더 가까운 선율이다


때로는 심장의 박동처럼 규칙적이고, 때로는 눈물처럼 번져가는 선율은

듣는 이를 한순간 멈추게 하는

마법처럼 느껴진다


단조로운 3부 형식은 마치 삶의 세 장면 같다.

첫 장면은 설렘, 두 번째는 감사, 그리고 마지막은 평온이다.

사랑은 이렇게 세 겹으로 인간을 감싸나 간다

시간을 건너도 그 울림은 바래지 않는다.


엘가의 곡은 사실, 청혼의 답장이었다.

그러나 연인의 개인적 서신은 세상을 건너

오늘날까지 결혼식과 기념일, 그리고 추억의 자리에서

개인의 사랑이 아닌 인류의 음악으로 확장되는 기적.

그것이

《사랑의 인사》가 품은 본질이다.


우리는 이 곡을 들으며 깨닫게 된다

사랑은 거대한 성취의 순간보다는 아주 작은 인사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따뜻한 손길로 때로는 잔잔한 눈빛으로 흔들림 없는 선율은

결국 영원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엘가의 음악의 선율은 그렇게

시대를 넘어서는 약속입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는 음악으로 쓴 시, 시로 남긴 악보입니다

사랑이 인간에게 남기는 가장 순수한 흔적은

거대한 역사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을 향한 조용한 인사임을 알려주는 엘가에

음악에 흠뻑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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