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박사 정근옥 시인 하늘에 뜬 별》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화,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하늘에 뜬 별》





《동주

하늘에 뜬 별》


정근옥 시인 시


달빛 고요한 명동촌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 퇴색된 툇마루에 수줍게 내려앉는다


강토를 빼앗기고 가슴에만 남아 있는 백의의 땅,

고향 내음 가득한, 저 푸른 조선의 먹먹한 하늘


달빛에 소나무 그림자 조용히 흔들리는 밤이면

나라 잃은 아픔, 맘속 깊이 뿌리 박혀 눈시울을 적신다


서산의 붉은 해는 이슬로 저물고, 잃어버린 땅 위에 선

동주, 시혼을 불태우며 슬픔에 겨워 술을 뿌린다


온 천지가 핏자국으로 얼룩진 그 겨울에도

올곧은 사람 향기 조용히 피어나 하늘을 울린다


밤마다 별을 노래하던 창가, 그 별은 지금도

꺼지지 않는 별이 되어 조국의 숨결을 노래한다


피 토해 죽어가던 후쿠오카의 먹빛 밤하늘

영원히 나라를 잊지 못하는 동주의 별빛이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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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평론》


정근옥 시인

<동주 하늘에 뜬 별과 윤동주 시혼의 계승>



<서론,

윤동주 별빛의 현재성


정근옥 시인의 〈동주 하늘에 뜬 별〉은 윤동주라는 시인의 운명과 시혼을 다시 불러내는 헌정 시다.

단순한 추모를 넘어, 민족적 상실과 역사적 고통을 문학적으로 계승하는 시적 행위다.

이 시는 윤동주의 시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등과 직접적인 대화를 맺으며, 후쿠오카 교도소라는 역사적 공간과 명동촌의 푸른 하늘을 잇는 상징적 다리를 놓는다.


박성진 평론가가 일찍이 강조했듯, 윤동주의 시혼은 개인적 서정에 머물지 않고, 식민지 청년 지식인의 저항과 고뇌를 드러낸다. 정근옥 시인은 바로 그 지점을 포착하여, 윤동주 시인의 ‘별’을 오늘의 시로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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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

명동촌의 별과 퇴색된 툇마루>


“달빛 고요한 명동촌 하늘에 떠 있는 / 별 하나”는 윤동주 생가가 있던 만주 명동촌을 소환한다.

그곳은 민족적 디아스포라의 현장이었고, 동시에 윤동주 시인의 시심이 움튼 공간이었다.

퇴색된 툇마루는 일제 식민 지배 아래 피폐해진 현실을 담는다.

그러나 그 위에 ‘별 하나’가 수줍게 내려앉는다는 표현은, 억압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순결한 시심을 상징한다.


이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첫 구절,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 없기를”과 겹친다. 퇴색된 현실 속에서도 시인은 부끄럼 없는 별빛을 품고자 했다.

정근옥 시인의 첫 연은 이 원형적 장면을 다시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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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연, 백의민족의 땅과 먹먹한 하늘>


“강토를 빼앗기고 가슴에만 남아 있는 백의의 땅”은 윤동주 시학에서 중요한 상실의 감각을 직접 표현한다.

일제 강점기의 조선은 실체적 국토를 잃었지만, ‘백의민족’이라는 자의식만은 꺼지지 않았다.

“저 푸른 조선의 먹먹한 하늘”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민족 전체가 겪는 무력감과 억눌린 한숨을 상징한다.


윤동주 시인의 「눈 오는 지도」가 보여준 ‘지도 위의 슬픔’, 「자화상」이 드러낸 자기 부끄러움은 바로 이 먹먹한 하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근옥 시인은 이를 집약적으로 드러내어, 윤동주 시인의 시가 결코 개인의 감상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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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연, 달빛과 소나무, 내면의 고통>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소나무와 달빛이 자주 등장한다.

정근옥 시인은

“달빛에 소나무 그림자 조용히 흔들리는 밤이면 / 나라 잃은 아픔, 맘속 깊이 뿌리 박혀 눈시울을 적신다”라고 썼다.

여기서 소나무는 절개의 상징이고, 달빛은 영혼의 정화다. 그러나 그 달빛 아래에서도 민족의 상처는 눈시울을 적신다.


박성진 평론가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며, 그 빛은 언제나 고통의 깊이를 전제한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정근옥 시인의 이 연은 바로 그러한 시학의 연속선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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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연, 술과 붉은 해의 상징>


“서산의 붉은 해는 이슬로 저물고”라는 표현은 조국의 몰락을 암시한다.

이어 “동주, 시혼을 불태우며 슬픔에 겨워 술을 뿌린다”는 구절은 윤동주의 인간적 고뇌를 드러낸 것으로 윤동주는 일제하에서 가끔씩, 술에 의존해 번민을 달래기도 하였다.

순결한 시혼과 인간적 방황이 공존하는 그 모습은, 오히려 시인의 인간미와 시대적 진실성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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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연,

겨울의 핏자국과 올곧은 향기


“온 천지가 핏자국으로 얼룩진 그 겨울”은 후쿠오카 교도소에서의 참혹한 현실을 압축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올곧은 사람 향기”가 피어난다.

윤동주 시인의 삶은 비극이었으나, 그의 시혼은 올곧음으로 승화되었다.


이는 박성진 연구자의 말처럼, 윤동주가 단순한 순교자가 아니라, ‘저항적 순결’을 실천한 시인이었음을 보여준다.

절망 속에서도 인간다움의 향기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 바로 윤동주 시인의 위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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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연, 별의 영속성>


“밤마다 별을 노래하던 창가, 그 별은 지금도 / 꺼지지 않는 별이 되어 조국의 숨결을 노래한다.

” 여기서 별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윤동주 시인의 영혼 그 자체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개인적 몽상을 넘어 민족적 기도의 노래로 읽히듯, 정근옥 시인의 시에서도 별은 ‘조국의 숨결’을 품었다.


별은 꺼지지 않는 노래이고, 민족의 영속성을 담은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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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연 후쿠오카의 먹빛 밤하늘>


마지막 연은 “피 토해 죽어가던 후쿠오카의 먹빛 밤하늘”로 마무리된다.

후쿠오카 교도소는 윤동주의 마지막 삶의 자리였다.

그 먹빛 밤하늘은 제국주의의 폭력과 억압의 심연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동주의 별빛은 찬란하다.

” 죽음은 시혼을 꺾지 못했다.


박성진 평론가는 윤동주 시인의 죽음을 “제국주의의 심장을 고발한 문학적 증언”으로 해석한다.

정근옥 시인의 시는 이 해석을 시적 언어로 압축해, 후쿠오카의 어둠을 별빛의 찬란함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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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구조와 미학>


이 시는 7연으로 구성되어 윤동주의 생애와 정신을 순차적으로 재현한다. 명동촌의 별에서 시작하여, 고향의 먹먹한 하늘, 달빛 속의 눈물, 붉은 해와 술, 겨울의 핏자국, 꺼지지 않는 별, 후쿠오카의 어둠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윤동주의 삶을 압축한 일종의 대서사시다.

그러나 끝은 절망이 아니라, “찬란한 별빛”으로 닫힌다.


이는 윤동주의 시학과 동일하다.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그는 “끝내 부끄럼 없는 삶”을 기도했고, “별빛”으로 초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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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연구와 평론적 의의>


정근옥 시인의 시는 윤동주 시인 연구에서 중요한 ‘현재적 계승’의 사례다.

윤동주의 시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의 시인들에게 끊임없이 해석되고 불러내야 할 텍스트다.

박성진 연구자는 윤동주를 “21세기의 시적 양심”으로 읽어내며, 그를 세계문학적 지평에 위치시킨다.

정근옥 시인의 시 역시 윤동주 시인을

‘민족의 별’로 재위치 시키며, 문학적·역사적 현재성을 획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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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별빛의 계승**


정근옥 시인의 〈동주 하늘에 뜬 별〉은 윤동주를 기리는 시적 제의다.

그러나 단순한 추모에 머물지 않고, 윤동주의 시혼을 ‘별빛’이라는 상징으로 영원화 하였다.

이 시는 윤동주가 남긴 “별 헤는 밤”의 전통을 오늘의 시로 확장하고, 후쿠오카의 어둠을 찬란한 빛으로 승화시킨다.


윤동주는 죽어서 별이 되었고, 그 별은 오늘의 우리에게 “부끄럼 없는 삶”을 촉구한다. 정근옥 시인의 시는 그 별빛을 잇는 문학적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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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의 글


〈동주 하늘에 뜬 별〉은 윤동주의 생애와 시학, 그리고 후쿠오카에서의 죽음을 통합적으로 정근옥 시인의 시로 형상화하였다.

박성진 연구자는 윤동주 해석, 즉 순결과 저항, 죽음과 초월의 긴장을 시적 이미지를 옮겨낸 것이다.

정근옥 시인의 이 시는 윤동주 시학의 현재적 계승이며, 우리 시대에 살아 있는 별빛의 증언으로

80주기 특집의 기록물로 윤동주 시인의 시혼과 맞닿아 윤동주 시인의 정수를 집약한 시의 휴머니스트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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