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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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께 바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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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시
“지성은 답을 찾지만
영성은 길을 찾는다.”
이어령 선생님은 빛보다 깊은
촛불 하나를 우리에게 남기셨습니다.
죽음을 삶의 완성이라 부르며,
사막 위에도 꽃이 핀다고
증언하셨습니다.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어떻게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그 물음의 끝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문장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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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의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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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영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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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마지막 언어로 남긴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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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은 평생을 지성의 언어로 시대와 인간을 해석하셨습니다. 그러나 말년의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단순한 책이 아니라 생애 전체를 꿰뚫는 고백이자 증언이었습니다.
“지성은 답을 찾지만, 영성은 길을 찾는다”는 말씀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관통한 존재적 깨달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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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과 길에 논리에서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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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답은 종종 닫힌 결론으로 남아 인간을 멈추게 합니다.
길은 다릅니다. 길은 방향이고, 과정이며, 끝없이 이어지는 여정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지성의 답에 머물지 않고 영성의 길로 걸어가셨습니다. 이 길은 미지의 불확실성이 아니라, 삶을 끝내 완성으로 이끄는 존재의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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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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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완성”이라는 증언은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죽음의 본질을 새롭게 이해하는 통찰입니다. 죽음을 단절이나 파괴가 아니라 삶을 완결시키는 마지막 문장으로 본다는 태도는, 동양의 무상관(無常觀)과 서양의 부활 신앙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빛나는 영성적 선언이었습니다. 병상의 고통 속에서도 그는 절망을 말하지 않고, 삶의 완성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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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과 꽃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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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도 꽃이 핀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남기신 이 언어는 역설의 시학이자 영성의 시학이었습니다. 사막은 절망과 고통, 불모의 상징이지만, 그곳에서도 꽃은 핍니다.
이는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분이 실제로 본 영성의 풍경이었습니다. 병마의 사막에서 희망의 꽃을 본 그 눈은 지성의 눈이 아니라 영성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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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살아간다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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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물음은 이어령 선생님 생애 전체를 관통합니다.
지성은 이 물음에 답을 제시하지만, 영성은 길을 제시합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타인을 향해 열린 존재가 되는 것, 고통을 수용하고, 죽음을 완성으로 받아들이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삶입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언어는 우리 모두에게 이 길을 남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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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보석과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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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문장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보석은 땅속의 압력과 세월 속에서 빛을 얻습니다. 그의 문장은 사유와 고통을 통과하며 단단해졌고, 빛을 발했습니다.
지성의 날카로움과 영성의 따뜻함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태어난 언어였기에, 그것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생명과 존재의 증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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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영성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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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에서 영성으로』는 지성과 영성을 대립시키지 않았습니다.
지성이 없는 영성은 공허하고, 영성이 없는 지성은 메마릅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두 영역의 화해를 통해 인간의 전체성을 회복하려 하셨습니다. 지성은 답을 제시하고, 영성은 길을 엽니다.
두 영역이 만날 때 인간은 온전한 존재로 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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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맥락 속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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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영성은 추상적 사유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함께 있었습니다. 전쟁과 분단, 산업화와 민주화, 세계화의 격랑 속에서 선생님은 지성으로 시대를 해석하셨고, 마지막에는 영성으로 시대를 치유하려 하셨습니다.
그분은 한국 사회의 상처와 분열을 넘어설 길은 제도나 구조의 변화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성의 회복, 곧 사람다움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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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언어, 증언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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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서 쓰신 글과 말씀은 철학적 사유를 넘어선 치유의 언어였습니다. 선생님은 고통 속에서도 꽃을 보았고,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노래하셨습니다.
그의 언어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영성의 언어였으며, 고통을 수용하면서도 길을 열어 주는 증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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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철학을 넘어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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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영성은 특정 종교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동양과 서양, 철학과 신학, 과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길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삶과 죽음을 새롭게 보는 시선,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읽는 언어를 남기셨습니다.
그 길은 모든 이가 따라 걸을 수 있는 열린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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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로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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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은 학자가 아니라 순례자였습니다. 지식인이 아니라 증언자였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길을 걷는 순례자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언어는 삶 전체에서 흘러나온 것이기에 지금도 살아 있고, 우리에게 길을 열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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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길과 오늘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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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어령 선생님은 떠나셨지만, 그분이 남겨주신 길은 여전히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답을 찾으려 하지만, 이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지성은 답을 찾지만, 영성은 길을 찾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문장은 여전히 보석처럼 빛나며 우리의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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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묻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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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길 위에서 다시 묻습니다. “어떻게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 물음 앞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언어는 오늘도 살아 있습니다.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받아들이고, 사막에서 꽃을 보는 눈을 가진 분, 이어령 선생님의 영성은 오늘도 우리를 사람답게 살도록 이끌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