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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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자 시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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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끝내 지지 않는 별빛 <변희자 시>
고통은 그의 붓끝에서
타오르는 불꽃이 되었고
어둠은 캔버스 위에
별빛의 강물로 흘렀다
허기와 고독의 나날 속
노란 해바라기 한 송이에
태양의 심장을 심었으며
슬픔의 그림자를
밀밭의 바람에 흩날리며
자유의 노래를 그려냈다
상처 깊은 영혼은
빛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자신의 고통을 물감에 태워 올렸고
세상에 남긴 것은
끝내 지지 않는 영혼,
간절히 흐르는 별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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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고흐의 시
<서론>
깡마른 사나이의 초상
변희자의 시는 고흐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통, 허기, 고독, 별빛, 해바라기, 밀밭”이라는 시적 단서만으로 우리는 즉각 고흐의 초상을 떠올린다.
그는 평생을 가난 속에서 살았고, 정신적 병마와 싸우며, 가족과 사회로부터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마른 몸에 거칠게 자란 수염, 갈라진 입술, 불안정한 시선, 모두가 그를 ‘깡마른 사나이’로 기억하게 만든다.
이 시는 그러한 육체적 초상보다 더 깊이, 영혼의 궤적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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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 빛나는 밤"
(1889) 어둠 속의 강물 같은 빛 >
“어둠은 캔버스 위에 / 별빛의 강물로 흘렀다.” 이 구절은 고흐의 걸작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리게 한다.
그 하늘은 단순한 천체의 기록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터져 나온 내면의 소용돌이였다. 병실 창문 너머로 본 밤하늘이었지만, 그는 그곳에서 절망 대신 빛을 길어 올렸다. 시인의 언어가 “별빛의 강물”이라면, 화가의 언어는 소용돌이치는 붓질이었다.
둘은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진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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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1888) 허기와 태양의 심장 >
“허기와 고독의 나날 속 / 노란 해바라기 한 송이에 / 태양의 심장을 심었으며.” 고흐의 해바라기는 단순히 꽃이 아니라 생존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가난에 찌들어 굶주리던 나날에도 그는 해바라기를 그리며 자신의 태양을 잃지 않으려 했다.
노란색은 따뜻함이자 불안의 빛, 생명과 죽음의 경계였다.
변희자 시인은 이를 “태양의 심장”으로 표현하며, 해바라기 속에 고흐의 뜨거운 영혼을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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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밭과 까마귀"
(1890) 죽음의 그림자와 자유의 노래 >
“슬픔의 그림자를 / 밀밭의 바람에 흩날리며 / 자유의 노래를 그려냈다.
” 이 시구는 고흐의 유작으로 꼽히는 「밀밭과 까마귀」를 연상시킨다.
어두운 하늘, 불길하게 몰려드는
"까마귀 떼, 밀밭" 그것은 죽음 직전의 고통과 불안의 자화상이었다.
그러나 시인은 그것을 “자유의 노래”로 해석한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해방임을, 고통이 절망이 아니라 자유로 이어짐을 강조한다.
고흐의 그림과 시의 언어가 함께, 죽음 속에서 새로운 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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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먹는 사람들"
(1885) 허기의 기록, 현실의 진실 >
고흐의 초기작 「감자 먹는 사람들」은 가난한 농민 가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들의 손은 땅을 파낸 손이고, 얼굴은 어둠 속에 잠긴 얼굴이다. 시 속의
‘허기와 고독’은
이 그림의 농민들과 직결된다.
고흐는 자신의 허기와 사회의 허기를 동시에 기록했다.
예술은 고통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진실을 드러내는 것임을 그는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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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고통의 거울과 빛의 집념 >
“상처 깊은 영혼은 / 빛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수십 점에 이르는 고흐의 자화상 속에서 우리는 이 구절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다.
깎아지른 듯 마른 얼굴, 불안에 흔들리는 눈빛, 그러나 꺼지지 않는 집념이 있었다.
그는 자기 얼굴을 통해 자신을 벌하고, 동시에 자신을 증언했다.
시인의 언어로는 ‘천천히 걸어가는 영혼’, 화가의 언어로는 집요한 붓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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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의 침실"(1888)
고독한 공간의 색채학 >
"아를의 침실"은 단출한 가구와 색의 대비로 고독을 표현한 작품이다.
침대와 의자, 벽에 걸린 그림 몇 점, 텅 빈 방의 정적은 고흐의 외로운 내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변희자 시인의 “고독”은 바로 이 방 안의 정적과 공명한다.
그러나 색채는 단순히 우울하지 않다.
강렬한 파랑과 노랑은, 고독 속에서도 여전히 빛을 꿈꾸던 그의 내면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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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희생 불사조의 불꽃>
“자신의 고통을 물감에 태워 올렸고.”
고흐의 예술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자기 소멸이었다. 그는 몸과 영혼을 깎아내며 그림을 그렸다.
물감은 그의 피와도 같았고, 붓은 그의 심장을 적시는 도구였다.
그는 자기 고통을 태워 올려 불사조처럼 재에서 빛을 피워 올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지금도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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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끝내 지지 않는 별빛
“세상에 남긴 것은 / 끝내 지지 않는 영혼, / 간절히 흐르는 별빛이었다.
” 고흐는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만 팔았다.
그러나 죽음 이후 그의 작품은 별빛처럼 꺼지지 않고, 인류의 가슴속에 흐르고 있다. 「별이 빛나는 밤」의 하늘, 「해바라기」의 태양, 「밀밭과 까마귀」의 바람은 모두 끝내 지지 않는 불빛이다.
깡마른 몸으로 살다 간 한 사나이는, 세기의 화가이자 별빛의 시인으로 영원히 살아남았다.
고흐의 정신을 시 속에 담아낸 변희자 시인의 시적 표현이 고르게 잘 묘사된 작품으로 수작으로 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