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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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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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천국이라 부른 시인"
스스로 바다가 천국이라 말씀하시고
그 푸른 천국에 평생을 기도처럼 앉아
천 개의 바다와 섬을 떠돌며
고독을 시로 길어 올리신 분.
성산포의 물결이 곧 당신의 일기장이었고
남해와 동해의 파도결이 곧 당신의 숨결이었다.
섬과 섬을 잇는 바람의 다리 위에서
늘 홀로였으나,
그 고독은 슬픔이 아니라
시라는 등불이 되어 반짝였다.
사람들은 당신을 도봉산 날다람쥐라 불렀다.
날렵한 두 다리로 계단을 오르며
철저히 몸을 지켜낸 분,
그러나 생의 끝자락에서
백수의 세월은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
파도의 손길이 먼저 당신을 데려갔다.
안타까움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남겨진 자리에 들려오는 것은
천 개의 바다와 섬이 부르는 목소리.
긴 생애를 대신하여
그 파도와 섬들이 당신의 이름을 지켜주었다.
이제는 저승의 바다에서
다시 파도의 시를 쓰고 계시리라.
“저 세상에도 바다가 없다면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오자”던 말씀처럼
바다는 끝내 당신의 집이 되었으니.
오늘, 검푸른 물결 앞에 서서
그 이름을 부른다.
이생진 선생님
당신은 이제 바다가 되었고,
바다는 곧 천국이 되었으니
그곳에서 영원히
안식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