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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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바다를 말다 / 정해란
썰물과 밀물이 남긴 사각 흔적
바람과 햇별의 교차로에서 깨어나
얇게 누운 채 익어가는 바다
한 장 한 장 변신하는 김의 얼굴
색색의 야채, 고기도 나란히 누우니
돌돌 말리는 사각 바다
자른 단면이 피워낸 식탁의 꽃
한국을 넘어서서 K푸드로 건너가니
김밥처럼 줄 서서 기다리는 세계인을
오늘도 파도와 태풍의 무늬가
물의 건더기로 납작하게 눕는다
사각 바다가 둥글게 만 김밥
세계인 입맛도 함께 말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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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의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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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사각, 김밥은 한국 문화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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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사각의 시작>
정해란 시인의 시는 처음부터 ‘사각’이라는 독특한 감각을 불러낸다.
바다는 무한히 펼쳐진 곡선의 세계인데, 그것을 네모난 모양으로 건져 올린다는 발상은 이미 한국인의 지혜와 해학을 담고 있다. 바다의 무한을 인간의 손길로 길들이고, 사각의 장(場)으로 가두어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 만들어내는 일, 그것이 바로 김의 세계다.
이는 한국 문화가 가진 압축과 변용의 힘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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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공존>
“썰물과 밀물이 남긴 사각 흔적”은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교차로를 시각화한 장면이다.
바다의 리듬과 햇볕, 바람이 어우러져 김을 키우고, 인간은 그것을 건져 올려 새로운 문화의 흔적으로 남긴다.
자연과 인간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호흡을 조율하여 함께 만들어낸 산물이다.
한국 문화는 언제나 자연을 적대하지 않고 순응하며 길들여온 문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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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 얼굴 변신의 상징>
“한 장 한 장 변신하는 김의 얼굴”은 음식이 가진 탈바꿈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김은 단순한 바다의 풀에서 인간의 식탁으로 오르며, 김밥의 재료로 들어가 세계인의 도시락이 된다. 여기서 시인은 단순히 음식의 외형이 아니라, 한국 문화가 세계 속에서 거듭 변화하고 재탄생하는 얼굴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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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색채관과 오방색>
김밥 속 재료는 “색색의 야채, 고기도 나란히 누운” 형태로 제시된다.
이는 한국 고유의 오방색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
흰 쌀, 노란 달걀, 주황 당근, 단무지, 우엉, 계란말이, 초록 시금치, 검은 김… 이 조화는 단순한 미식의 차원을 넘어, 한국의 색채 철학을 식탁 위에 펼쳐놓은 것이다. 김밥의 단면을 ‘식탁의 꽃’이라 부른 까닭은 바로 이 화려한 색채의 조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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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의 원형 해학의 탄생>
네모난 김이 돌돌 말려 원형이 되는 순간, 시인은 해학적 변주를 만들어낸다. 직선의 세계가 곡선으로 변하고, 각진 바다가 둥근 음식으로 재탄생한다.
이 과정에는 한국인의 유연한 사고와 생명력이 반영되어 있다. 경직된 사각을 둥글게 전환시키는 힘, 이것이 한국 문화의 해학이자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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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꽃 소박함 속의 예술>
김밥은 값비싼 요리가 아니다. 그러나 잘린 단면 속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미학은, 소박한 음식 속에 예술을 담아내는 한국인의 미감을 증명한다.
‘한 줄 김밥’이라는 소박한 형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단순히 맛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미학적 감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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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과 공동체 한국인의 정서>
김밥은 늘 소풍, 나들이, 도시락, 가족의 풍경과 함께 떠오른다. 한국인의 정서 속에서 김밥은 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음식이었다.
한 줄 김밥은 타인과 나누어 먹기 좋고, 가족의 정성을 담기 쉬운 음식이다.
시인이 말하는 김밥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과 연대 의식을 담은 문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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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땀의 결실>
“물의 건더기로 납작하게 눕는다”는 구절은 김 생산에 스며 있는 노동의 흔적을 환기한다. 김은 바닷바람과 파도의 힘을 받아야만 자라며, 이를 수확하고 말리는 과정에는 수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김은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땀과 노동이 더해진 결실이다.
이는 한국인의 성실성과 근면성을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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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태풍의 무늬, 시련과 저력>
김은 파도와 태풍을 견디며 자라난다.
이는 한국 문화가 역사적 시련을 거쳐 오늘의 저력을 얻은 과정과도 닮아 있다.
외세의 침략, 전쟁, 가난을 넘어 세계적 문화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길을 김의 성장과 겹쳐 읽을 수 있다.
김밥 한 줄 속에는 한국인의 역사적 저력이 응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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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의 확장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다>
“한국을 넘어서서 K푸드로 건너가니”라는 구절은 오늘날 김밥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소박한 도시락 음식이었던 김밥은 이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푸드가 되었다. 이는 한국 문화가 가진 변용성과 생명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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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세계인 문화 교류의 장면>
김밥을 기다리는 세계인의 모습은 문화 교류의 풍경이다.
한국 음식이 세계 무대에서 대기열을 만드는 현상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한국 문화와 세계가 소통하는 장면이다.
문화는 수출품이 아니라 교류의 언어임을 이 시는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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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에서 둥글음으로 변신의 미학>
네모난 김이 둥글게 만 김밥으로 변하는 과정은, 한국 문화가 가진 변신의 미학을 압축한다.
제한과 틀을 오히려 가능성으로 바꾸는 힘, 이것이 한국인의 문화적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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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과 해학
소박한 유머의 세계>
한국의 해학은 늘 소박한 일상에서 피어난다. 김밥이라는 음식 속에서 시인은 세계적 의미를 길어 올린다. 네모난 바다가 둥근 김밥이 되는 상상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문화적 깊이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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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과 한국인의 미학, 단순과 조화>
김밥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 오방색의 조화, 자연의 맛, 공동체의 정서가 함께 들어 있다. 이 단순함 속의 조화가 바로 한국 미학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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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자부심 바다에서 세계로>
김 한 장은 작은 종잇조각 같지만, 그것이 세계인의 식탁을 장식하는 순간 한국인의 자부심은 바다처럼 넓어진다.
김밥은 한국 문화의 자존심이자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 문화 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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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과 철학, 밥과 나눔>
김밥 속에 들어 있는 흰 쌀은 한국인의 삶과 철학을 상징한다. 밥은 한국인의 근본이며, 김밥은 그 밥을 나눔의 형태로 전환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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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은총과 인간의 손길
김은 바다의 선물이다.
그러나 그것을 건져 올리고, 말리고, 돌돌 말아 김밥으로 만든 것은 인간의 손길이다.
자연과 인간의 협력 속에서 탄생한 음식이 바로 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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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세계화 김밥의 교훈>
김밥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상징한다.
소박한 음식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듯, 한국 문화는 본래의 진솔함과 소박함으로 세계를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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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상상력 음식에서 세계로>
정해란 시인은 김밥이라는 작은 소재를 통해 한국 문화의 세계적 의미까지 확장한다.
시인의 시심은 소박한 음식에서 출발하지만, 세계인 입맛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확장된다.
<결론>
김밥은 한국의 저력
결국, 〈사각 바다를 말다〉는 단순한 음식 시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문화의 저력을 압축한 선언이다.
김밥은 바다와 땅, 노동과 예술, 소박함과 세계화를 동시에 품은 한국적 상징이다.
정해란 시인의 "사각바다를 말다"는
K, 문화의 자긍심을 김밥에서 시적 화두를 찾아서 해학과 k, 김밥의 교훈을 세계로 이끌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