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변희자 시인~알렉산드라이트》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알렉산드라이트


변희자 시인


낮과 함께 숲에 들어

깨어있는 나는

평온한 초록입니다


어둠 속에 나는

붉은빛으로 고요를

물들이지요


밝음과 어둠 따라

빛을 달리하는 나는

세월 속 꿈을 간직한

희귀한 보석


세상이 초록으로 빛나고

어둠은 가시 없는 꽃 되어


다른 두 빛이어도

진심 하나만을 지키는

일편단심 단단한 나는


알렉산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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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변증법과 존재의 보석학 — 변희자 시 〈알렉산드라이트〉 평론》


박성진 문화평론




<어둠을 품은 존재의 초상>


변희자 시인의 〈알렉산드라이트〉는 단순히 아름다운 보석을 노래하는 시가 아니다.

그것은 빛과 어둠, 변화와 진심, 그리고 세월 속의 ‘자아’를 성찰하는 철학적 서정이다.

낮에는 초록빛, 밤에는 붉은빛으로 변하는 알렉산드라이트의 색채 이중성은

삶의 이면에 깃든 ‘변화 속의 불변’을 상징한다.

즉, 외양의 색은 변하되 내면의 진심은 변함없이

‘빛의 변증법’을 통과한 존재의 순도를 보여주었다.

이 시는 물질이 아니라 정신의 보석학이며,

그 본질은 “진심 하나만을 지키는 단단한 나”라는 선언에 응축된다.




< 있는 초록, 존재의 생명성 >


“낮과 함께 숲에 들어 / 깨어있는 나는 / 평온한 초록입니다.”


이 구절에서의 ‘초록’은 단순한 색이 아니다. ‘의식의 생명’을 뜻한다.

시인은 자연과 자신을 분리하지 않았다.

깨어 있는 생명으로서 숲과 하나가 된다.

‘깨어 있음’은 불안의 각성이 아니다.

세상과의 조화 속에서 도달한 고요한 명상의 상태다.

이 초록은 인간 내면의 평화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적 에너지로 작용하였다.




< 어둠을 물들이는 붉은 고요>


“어둠 속에 나는 / 붉은빛으로 고요를 물들이지요.”


이 대목은 어둠을 두려움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시인은 ‘고요를 물들이는 창조적 행위’로 어둠을 전환한다.

붉은빛은 생명과 사랑, 그리고 영혼의 열정이다.

변희자 시인의 시적 주체는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붉은 고요’로 채워 넣었다.

이는 침묵 속의 진동, 정적 속의 생명력이다.

삶의 비극을 미학으로 승화하는 태도다.

그것은 니체가 말한 ‘아폴론적 질서와 열정’의 균형과도 통한다.



<세월 속 꿈, 희귀한 존재의 자각>


“밝음과 어둠 따라 / 빛을 달리하는 나는 / 세월 속 꿈을 간직한 / 희귀한 보석.”


이 연은 자기 존재의 철학적 자각이다.

세월은 인간의 외면을 바꾸지만, 꿈은 내면의 불변을 지킨다.

알렉산드라이트가 물리적으로 희귀한 보석이듯이 시인은 “진심을 잃지 않는 인간”이 가장 귀한 존재임을 말한다.

여기서의 ‘꿈’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견디며 자신을 지탱하는 내면의 결심이다.

변희자 시의 보석은 외형적 광채보다

윤리적 순도를 증명하는 내면의 결정체이다.




< 어둠의 변주, 꽃으로의 승화>


“세상이 초록으로 빛나고 / 어둠은 가시 없는 꽃 되어.”


이 구절은 전환의 시학이 되었다.

앞선 붉은 고요가 이제 ‘꽃’으로 피어난다.

‘가시 없는 꽃’은 상처가 정화된 상태이며,

고통이 미로 변한 순간이다.

시인은 어둠을 버리지 않고 껴안음으로써

그것을 ‘가시 없는 자비’로 변모시키었다.

이는 선(禪)의 정신,

혹은 ‘고통의 미학’이라 부를 수 있는 깊은 사유다.

초록과 꽃의 결합은 결국

자연과 인간, 고통과 평화의 합일을 이루었다.



<진심 하나, 윤리의 결정>


“다른 두 빛이어도 / 진심 하나만을 지키는 / 일편단심 단단한 나는.”


이 결구는 시의 철학적 중심이자 윤리적 절정이다.

변희자 시인은 변화를 인정하되, 변심은 부정한다.

빛의 색이 달라져도 본질은 하나,

그 본질이 바로 ‘진심’이다.

‘일편단심’은 전통적 정절의 상징이지만,

이 시에서는 그것이 ‘자기 존재의 윤리’로 재해석된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은 바로

시인의 보석학적 인간관이다.



<색채의 구조 이중빛의 변증법>


〈알렉산드라이트〉의 핵심은 이중색의 시학이다.

초록과 붉음, 낮과 밤, 고요와 열정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이다.

시인은 두 색의 갈등 속에서 오히려 조화를 찾아낸다.

이는 동양의 사상처럼

둘이면서 하나, 하나이면서 둘이라는 존재론적 통일을 보여준다.

즉, ‘이중의 빛 속에서도 하나의 진심을 지키는 자’ 바로 그것이 알렉산드라이트의 본질이며,

변희자 시인이 제시한 인간의 윤리적 초상이다.




< 진심의 광도(光度)>


결국 변희자 시인의 〈알렉산드라이트〉는

“세상은 변하지만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시로 증명한다.

빛의 색이 달라져도, 그 결은 남는다.

세월이 지나도 진심은 빛의 굴절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 작품은 보석이 아니라 인간을 노래하였다.

낮에는 초록의 생명으로, 밤에는 붉은 사랑으로 존재하지만

그 모든 빛을 관통한다는 것은 진심의 단단함이다.

변희자 시인의 시는 물질의 광채보다

정신의 윤리를 더 밝게 비추는 ‘존재의 보석학’이며,

그 빛은 독자의 마음속에서도 조용히 반사된다.





<총평>

〈알렉산드라이트〉는 색의 변화로 존재의 가치를 말하는 시다.

그 안의 초록과 붉음은 인간의 이중성,

그리고 그 속에서 단단히 빛나는 진심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 시를 통해 시인은 묻는다.

당신의 진심은 어떤 빛으로 세상을 비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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