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뮤지컬 망대: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인간 》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뮤지컬 망대: 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인간

박성진 문화평론가



젊은 날의 사랑은

언제나 찬란했다.

꿈은 별보다 높았고,

눈물조차 아름다웠다.


그러나 세상은

순수한 마음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곳이었다.

돈은 허망했지만,

사람은 그 허망함을 붙잡고 살았다.


도움을 가장한 탐욕,

웃음 속의 계산,

그 속에서 나 역시

가면을 썼다.


나는 깨달았다.

무너진 망대 위에서야

진짜 나를 보았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랑도, 돈도,

기다림이 없을 때

인간은 가장 추하게,

가장 슬프게 무너진다.


그러나 인생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망대가 무너져도 새벽은 온다.

상처를 감싸 안고,

다시 세워지는 마음의 탑.


그 망대는 더 이상

돌의 구조물이 아니다.

희망의 형상이며,

인간이 다시 빛으로 서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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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붕괴의 미학과 재생의 윤리

문화평론가 박성진


서론 무너짐은 파멸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망대는 한 인간의 도덕적 붕괴와 재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다. 시적 언어로 직조된 이 텍스트는 뮤지컬의 대본이자 철학적 독백이다.

제목 망대는 단순한 탑이 아니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내면의 망루를 뜻한다.

인간은 스스로를 높이 세워야만 보았지만, 그것이 무너진 뒤에야 진짜 자신을 본다는 역설적 진실이 중심 주제다.


사랑과 탐욕

인간의 양면을 드러내는 거울

초반부의 젊은 날의 사랑은 언제나 찬란했다는 구절은 인류 보편의 서정적 서두다.

그러나 돈은 허망했지만 사람은 그 허망함을 붙잡고 산다는 전환부에서 작품은 낭만에서 현실로 이동한다. 사랑의 기억과 물질의 욕망은 이중적으로 얽히며, 도움을 가장한 탐욕은 인간관계의 붕괴를 상징한다. 이 시점에서 무대의 조명은 따뜻한 황금빛에서 차가운 회색빛으로 바뀌는 듯하다.


가면의 철학

타인을 흉보며 나를 잃는 자아

그 속에서 나 역시 가면을 썼다는 고백은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부정이다. 시인의 문체 속에는 니체적 자각이 있다. 나는 초월하려 했으나 결국 인간이었다.

이는 인간의 도덕적 연약함과 자기기만을 드러내며 극 전체를 관통하는 가면 철학의 핵심이다.


시간의 무정함과 존재의 무릎 꿇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랑도, 돈도라는 구절은 인생의 무상함을 선언한다.

이는 불교의 무상사상과 서양 실존주의가 교차하는 대목이다.

기다림 없는 사랑 앞에서 무너진다는 문장은 인간 존재의 리듬을 멈추게 하며, 극 중 인물의 붕괴가 곧 인간 전체의 상징으로 확장된다.


재생의 윤리 무너진 후의 인간학

그러나 이 시는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망대가 무너져도 새벽은 온다는 대목은 기독교적 부활, 불교적 해탈, 인문학적 회복이 교차하는 문장이다.

이 장면은 절망 이후의 윤리적 재생을 상징한다. 인간이 다시 선다는 것은 도덕의 회복이 아니라 사랑과 상처를 껴안은 채 다시 살아가는 능력이다.


결론:망대는 돌의 탑이 아니라 인간의 심장이었다

마지막 구절 그 망대는 더 이상 돌의 구조물이 아니다.

희망의 형상이며 인간이 다시 빛으로 서는 자리다.

망대는 사회적 성공의 상징에서 영혼의 상징으로 바뀐다. 무너진 인간은 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찾는 인간으로 거듭난다.


*총평*

망대는 현대인의 내면 붕괴를 소재로 하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의 회복 가능성을 노래한다.

이 작품은 무너짐의 미학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진실을 드러낸다. 시인의 문체는 고백적이면서도 철학적이다.

시적이면서도 연극적이다.

결국 이 뮤지컬의 망대는 인간의 내면을 세워 올리는 탑, 사랑과 상처가 함께 서 있는 인간의 초상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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