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이혜숙 목사님께 헌정 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은혜의 여종〉


문화평론가 박성진

이혜숙 목사님께--- 헌정 시


*은혜의 여종


주의 손길 붙드사

눈물의 길 밝혀주니

새벽이 내 무릎 위에 피어난다.


약속의 손가락 끝,

죽음마저 빛이 되어

어둠 속 등불로 서 있나이다.


주여, 이 여종의 길

끝까지 인도하소서,

숨 멎어도 찬송은 멎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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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박성진



서론 — 여종의 길, 헌신의 빛


〈은혜의 여종〉은 이혜숙 목사님의 삶을 시로 빚은 신앙의 고백이다.

시인은 자신을 “여종”이라 낮추며, 오직 하나님의 뜻 안에서 걸어온 길을 담담히 노래한다.

화려한 말보다 진심이 앞서고, 신앙의 언어가 시로 피어난다.

그 길에는 세속의 욕망 대신 순종과 섬김의 향기가 서려 있다.

이 작품은 ‘은혜’라는 단어가 인간의 중심이 아닌, 하나님께로 향하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본론 — 시 속의 기도와 믿음의 결


첫 연 “주의 손길 붙드사 / 눈물의 길 밝혀주니 / 새벽이 내 무릎 위에 피어난다.”

이 한 구절 안에 신앙의 본질이 담겨 있다.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은혜의 통로이고, 새벽은 다시 일어서는 믿음의 시간이다.

무릎 위에 피어난 새벽은 기도의 열매다.

시인은 무릎을 꿇고 드린 간구를, 빛으로 바꾸어 내는 은총의 순간을 노래한다.


둘째 연 “약속의 손가락 끝 / 죽음마저 빛이 되어 / 어둠 속 등불로 서 있나이다.”

이 구절은 믿음의 완성을 그린다.

죽음조차 사라짐이 아니라 빛으로 변하는 순간이며,

믿음의 사람은 그 어둠 속에서도 등불처럼 서 있다.

이혜숙 목사님의 삶이 바로 그런 길이었다.

끝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명을 품은 채 묵묵히 세상을 비춘 삶이었다.


마지막 연 “주여, 이 여종의 길 / 끝까지 인도하소서 / 숨 멎어도 찬송은 멎지 않게.”

이 부분은 시의 정점이다.

찬송은 호흡이 끊겨도 멎지 않는다.

믿음의 사람에게 찬송은 숨이고, 숨은 기도다.

그 믿음의 고백이 시 전체를 지탱하는 등불이 된다.




섬김과 은혜의 좌표


〈은혜의 여종〉은 단지 신앙인의 개인적인 고백이 아니다.

세상 속에서 성도를 섬기고, 공동체를 세우며,

끝까지 하나님의 뜻을 좇아온 목회자의 여정을 기록한 시다.

여종의 길은 낮은 길이지만, 그 안에는 사랑과 빛이 있다.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자유이며, 헌신이자 선택이다.


이혜숙 목사님의 삶은 그 진리의 증거였다.

세속의 기준으로는 작고 고단한 삶일지라도,

그 발자취는 은혜의 궤적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믿음을 남겼다.

시 속의 여종은 바로 그 삶을 상징한다.

하나님께 붙들린 사람, 끝까지 찬송으로 응답하는 사람이다.




결론 — 시와 기도가 하나 되는 순간


〈은혜의 여종〉은 시이자 기도이며, 신앙의 자취다.

한 사람의 목회자가 걸어온 길이 곧 하나의 시가 되었고,

그 시는 다시 한 세대의 신앙인들에게 등불이 된다.

시조의 간결함 속에서 느껴지는 울림은 단순한 문학을 넘어,

삶의 진실과 믿음의 향기를 전한다.


이혜숙 목사님의 삶은 ‘은혜의 여종’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 이름은 낮은 자리에서 빛을 낸 사람의 상징이며,

그 향기는 여전히 교회와 세상 속에서 조용히 퍼져 나가고 있다.




총평


〈은혜의 여종〉은 한 여성 목회자의 삶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새기듯 보여주는 시조다.

박성진 시인은 화려한 수사보다 맑은 기도로, 교리보다 사랑의 실천으로 이 시를 완성했다.

이 작품은 “섬김의 길이 곧 은혜의 길”임을 다시 일깨운다.

그 길 위에서 한 여종의 삶은 지금도, 은혜의 빛으로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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