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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하늘아래 보이는 공덕역 하트》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박성진 시인


〈 하늘아래 보이는 공덕역 하트〉


독일하트의원은

병을 먼저 묻지 않는다

오늘 당신의 삶은.

어디에서 숨을 고르고 싶은지부터

묻는다


한 사람의 심장은

숫자가 아니라

조심스레 오르내려온

삶의 계단이라는 것을

이곳은 알고 있다


진료실에는

차트보다 하트의 침묵이 있고

의사는

맥박보다 먼저

마음이 떨린 자리를 듣는다


하트의원은

서둘러 고치려 들지 않고

천천히 함께 걷는다

숲길에서 보폭을 맞추듯

심장이 흔들리는 날에는

곁에 서있는 친구가 된다


약은

필요할 때만 내밀지만

신뢰는

언제나 먼저

두 손으로 건넨다


아픈 날에도

살아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이곳의 진료는

설명이 아니라

따뜻한 동행이다


독일하트의원은

삶의 어느 계단에서도

혼자가 되지 않는

따뜻한 심장을 만든다


자연 속에서

행복이 스며들 듯

당신의 심장은

이곳에서

두 손으로 모아

하트 사랑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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