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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어 어디로 갈까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바람마저 나를 때린다.

그 폭풍 바람마저 이유가 없다.

나는 단 한 여인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 시대를 슬퍼한 적도 없다.

바람도 불고 강물은 세차게 파도가 되어 불어오는데

내 삶에 내 괴로움에는 전혀 이유가 없다. 강물도 바다에 파도도 나를 덮치는데

내 발은 자꾸만 그 언덕 인왕산 언덕에 서있다.

불현듯 오늘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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