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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진 Nov 17. 2024

한강 나의 갈증

시인 박성진

시인 박성진



한강 나의  갈증


또다시 달려온 한강에서

퍼올린 나의 갈증

큰 접시에 담긴 물

목마른 사내들

목을 축일 수 있을까?

핥아버린 접시 바닥

갈증 나는 한강 물

깊이도 없이 말라버린 접시에

한 방울 반짝이며

남아있던 물마저

햇볕이 반짝거리며

핥아버린다.


날아가던 새마저

접시 위에 똥을 싸고

비웃듯이 찍찍 소리 내며

날아간다

내 손위에 있던

큰 접시 바라보며

타는듯한 갈증에 숨이 멎는다


한강에서 남겨있던

의식의 나무는 더

초췌해진 시 한 편을

긁적 긁적이며

목마르지 않을

나의 한강을

멀리 떨어져

희망을 바라보며

한강은 또 다른

나의 갈증을 불러 일으킨다


문학, 문인, 예술,

보이려고

하는  행위

씁쓸한 기억

속 빈 강정은 더 말라

비틀어졌는데

내 슬픈 자화상에

얼굴을 짓밟으며

고개 쳐 박은

한강에서

나의 갈증에

소리 내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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