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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1945년 전쟁이 끝나고 간수의 독백
후쿠오카 형무소 인간 백정으로 불리는
특히 조선인 죄수를 혹독하게 다뤘던
지독한 검열관 스기야마 도잔은 까막눈
조선어로 된 책은 모조리 불살랐다.
글을 쓰기만 하면 모조리 몽둥이찜질
그런데 죽은 스기야마의 간수복에
시를 적은 종이쪽지가 발견된다.
히라누마 도조, 윤동주의 시 쪽지
시적 감상을 비아냥거리며
굴복시키려던 마음이 오히려 끌려간다
진정 펜은 칼보다 강하구나!
조선의 글을 모르던 일본 청년과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던 조선청년
식민지 조선청년과 일본청년의 대결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스기야마는
진정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에 매료되었나
고문하는 자와 순수한 시인 수감자 사이에서
시가 화해와 용서의 고리가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