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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황소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황소


한국의 고흐

가난한 삶 속에

담배 종이 은지에까지

그림을 그린 가난한 화가

'황소'의 바탕색은 석양의

노을 진 하늘인가?

불타는 대지의 빛깔인가?

누런 황금빛 소 한 마리

크게 입을 벌려 말한다.

'나의 세상은 힘들고

애틋하였다'


'황소' 화가의 자화상

입 크게 벌려 세상을 향한 외침

잘 듣기 위하여 귀는

예쁜 나팔관처럼 그렸을까

눈은 위를 향하여

치켜뜬 황소의 눈!

세상을 향하여 릅뜬 눈

세상과, 우주를 향하여

쳐다본다.


운명 같은 황소는

민족의 애환을 담은

자화상 오늘도 마법처럼

입을 크게 벌려

말을 하고 있다


세상을 응시하는

눈빛마저 신비로운데

시선은 한 곳을 바라보지 않아

어깨를 넘어선

신비로운 시선을 따라

지구와 우주를 향하여

보는 눈빛

백의민족의 혼

파수꾼의 거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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