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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가 부끄럽지 않은가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시인 박성진


그 자리가 부끄럽지 않은가


12,3 계엄을 선포하면서

하늘도 걱정 없이 살라는 말은 아니겠지

정신 나간 한 사람 때문에

소년이 보는 하늘은 오늘도 잿빛이다


정신 나간 자 한마디에

불투명한 창문으로

가득하여

소년의 꿈을 또다시 가리며

자유를 막아버렸다

나라를 흑암으로 만든 당신

변함없는 대나무의 지조

자유를 향한 충성의 결단

뾰족한 대나무 화살이

당신이 지키려고 하는 그 자리에

천천만만 발사하였다


소년의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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