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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성진
동주의 길을 걷는다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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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309호
나의 병실은 309호
39세의 나이에 급하게 입원한
산부인과 암병동 309호실 남자
지금은
'나를 살리신 하나님'
추억의 39세 309호 남자
동주의
'서시'
썼다가 지운 흔적
서시의 옛 제목
'병원'
나라도 동주도 아픈
세상은 환자 투성이
39세의 암환자
나를 사랑했던 하늘도
1999년 5월의 바람도
나를 살리신 축복의 계절
내 나이 19세에 동경했던
윤동주의 '서시"
살아서 병원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
그날의 희망이었다
여행 중 동주의 묘비 앞에선 나
언젠가 시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주가 아파했던 그 아픔까지
불꽃처럼 살다 간 동주의 혼을 닮은
시인이 될 것을 손가락을 걸었다.
연희교정에서 운명처럼 만났던
몽규와동주
'서시'의 주인공을 세상에 알린 몽규처럼 별을 빛나게 할 나, 오늘도 새 생명으로 거듭난 삶을 걸으면서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동주가 걸어간 길을 고요히 묵상하며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