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알송알 Jul 27. 2023

굿바이 딸기!!


봄에 딸기 모종 한 포기를 심었다. 아주 더디게 자랐고 매우 느리게 열매를 맺었다. 가끔 선심 쓰듯이 딸기 한알을 내주었지만 11개나 따 먹었다. 하도 뜨문뜨문이라 셈을 했다. 가족들이 돌아가며 하나씩 먹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아이도 운 좋게 1~2개 먹었다. 다시 계산해 보니 내가 절반쯤 먹고 나머지 절반을 가족들이 나눠 먹었다. 먹을 순서가 된 사람이 거절하면 내가 냉큼 먹어 그리 되었다.


오늘 딸기 모종을 캤다. 장마에 많은 비를 맞아서 그런지 아니면 때가 되어서 그런지 새카만 잎들이 눅진눅진하게 늘어지고  꽃망울이  더 보이지 않아 캤다. 호미나 모종삽을 쓰지 않고 손으로 잡고 뽑았다. 큰 힘을 주지 않았는데 쑤욱 뽑혀서 당황했다. 힘을 주었으면 엉덩방아를 찧지 않았을까. 괜히 서글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하얀 꽃과 빨간 딸기 덕분에 눈호강을 했다. 맛있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하하. 남은 막걸리 희석해서 주는 것 외에는 거름을 변변히 주지 않아 그런 거니까 내 잘못이다. 내년에는 더 나은 농부(?)가 되어 만나자.

암무튼 감사했어, 딸기야. 안녕


#송알송알그림일기 #20230727

매거진의 이전글 장마가 얼른 지나가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