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알송알 Jul 31. 2023

나는 동네개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쓰레기를 버리려면 동네 큰길까지 가야 한다.

마을회관 앞에 음식물쓰레기통, 플라스틱, 종이, 비닐과 캔 같은 분리수거쓰레기 수거함, 의류수거함이 있다.

우리 집에서 100미터쯤 되다 보니 이게 일이다.

여름은 한낮 뙤약볕을 걸어가는 것은 힘든 일이라 시간을 맞춰야 해서 또 일이다.

그래서인지 쓰레기가 쌓인다.


오늘 아침 일찍 쓰레기를 버리러 가려고 현관문을 열었다.

헉~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다. 강아지 아니고 개다.


‘진돗개 비스무리한 걸 보니 의사 선생님 집 진돌이인가?'

‘아니면 시고르 자브종(시골잡종)인가?’

‘지금 남의 집 마당에서 뭐 하고 있는 거야?‘

'가끔 잔디밭에서 보이는 똥의 주인인가?'


눈싸움 하는 것처럼 서로 마주 보았다.

개는 비켜줄 생각도, 제 갈길 갈 생각도 없어 보였다.

심지어 남의 집 마당을 침범했다는 자각도 못하는 것 같았다.


"쓰레기는 다음에 버리면 되지 뭐."

쓰레기를 데크에  두고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빨리 버려야 하는데 말이다.

남편을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 시골살이는 동네 강아지에 익숙해지느냐 마느냐에 달린 것 같다.

쉽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콘센트에서 벌레가 나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