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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Dec 15. 2023

시골 동네 책방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강현욱 작가의 <살짜쿵 책방러>를 읽고

강현욱 작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도시 사람이었다. ‘만났다’는 것은  얼굴을 대면한 것이 아니라 그의 글을 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들 찰떡같이 이해했겠지만 혹시나 해서 굳이 부연 설명한다. 그때 그의 필명은 ‘시골책방할아버지’였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그의 필명을 보고 할아버지인 줄 알았다. 그의 꿈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가 경상도 어느 시골에서 실제로 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라고 믿었다.


책방할아버지는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막연하게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을 거라고 상상했다. 내가 아는 책방할아버지는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의 피키에 할아버지뿐이니 당연하지 않나? 그의 문장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의 섬세한 문장을 질투했다. 배운 것이라면 어디에서 배웠는지 알아내어 나도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그의 독서가 낳은 결과물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그의 글은 다정하다. 어떤 글은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고, 어떤 글은 따스했고, 어떤 글은 토닥토닥거렸고, 어떤 글은 슬펐고, 어떤 글은 맛있었고 , 어떤 글은 조그만 미소를 짓게 했다. 그를 따라 방방곡곡 동네 책방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그의 글을 읽기 위해 브런치 스토리에 있는 그의 서재를 들락거리다 할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오~ 놀라워라. ’ 시골동네 책방의 귀여운 할아버지‘는 그의 꿈이었다.  나처럼 그를 할아버지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어쩐 일인지 어느 날인가 그가 필명을 ’ 시골서재‘로 바꾸었다. 얼마 전에는 그의 글들이 <살짜쿵 책방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종이책으로 읽으니 반갑다. 그의 글은 모니터보다 종이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지금 나는 시골사람이 되었다. 늙으면 도서관과 동네책방을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사는 것이 꿈이었는데 말짱 도루묵이 된 기분이었다. 그러나 강현욱 작가의 <살짜쿵 책방러>를 읽으며 다시 꿈을 꾼다. 그의 책을 읽고 시골 동네책방을 꿈꾸는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시골에 동네책방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걸어서 동네책방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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