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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Oct 21. 2024

오운완

오늘 운동 완료. 운동을 시작했다


나는 운동이 너무너무너무 싫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 줄 모른다. 몸 쓰는 방법을 모르니 운동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운동을 못하니 하기 싫다. 하기 싫어서 안 하다 보니 점점 더 못한다. 젊었을 때야 굳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냥저냥 버틸 수 있었다. 나이 40줄에 들어서면서 체력이 실력이고 능력이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지더라. 그때부터 이런저런 운동을 해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분명 나는 팔을 쭉 뻗었는데 말이다. 선생은 왜 쭉쭉 더 뻗으라고 하는 걸까? 남들 앞에서 움직이는 것이 싫은 데다 재미마저 없으니 꾸준하게 할 수 없었다. 그냥 걷기만 하기로 했다. 하루에 만보씩 걷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숫자에 연연하지 않기로 하고 아주 조금이라도 걸었으면 충분하다며 지내고 있었다.


최근 건강 검진 후 땀을 뻘뻘 흘리는 운동을 30분씩 일주일에 최소 2번은 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를 들었다. 마른 비만이라나, 뭐라나. 몸무게는 1.5Kg 더 늘여야 하는데 체지방을 7kg을 빼고 근육을 더 늘여야 한단다. 근육이 없으면 나이 더 들면 위험하고 보통의 일상을 위해서라도 운동은 필수이니 늦기 전에 운동을 시작하란다.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이다.


알고 있지만 왜 이렇게 안 되는 걸까. 요가를 할까? 필라테스를 할까? 수영을 할까? 운동하러 굳이 자동차를 끌고 가야 할 필요가 있나? 유튜브 보면서 따라 하면 될까? 그렇다 해도 팔도 제대로 뻗지도 못하면서 요가와 필라테스를 어떻게 해? 이상한 내 몸매로 수영복은 도저히 못 입지. 암만. 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는 수천수만 가지를 꼽으라고 해도 나는 꼽을 수 있다.


날마다 운동을 결심하며 눈을 뜨고 ‘아, 운동해야 하는데. 내일부터 하면 되지 뭐‘ 하며 잠자리에 드는 날을 반복하던 어느 날이었다. 친구가 ‘4주 동안 매일 생활에 끼워 넣을 수 있는 루틴을 하나씩 정해 실천해 보자’라는 숙제를 주었다. 4주 뒤에 만나 꾸준하게 잘했는지 서로서로 숙제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래, 좋아. 운동하기로 결심했다.


유튜브 채널 땅끄부부의 운동을 따라 하기로 하고 땅끄부부의 수많은 영상 중에서 짧은 것을 골랐다. 길면 길어서 안 할 것 같아 그랬다. ‘20분 미친 유산소. 전신 칼로리 다이어트 최고의 운동’  짧은 이유가 있었다. 세상에나, 너무 어렵더라. 하긴 나에게 쉬운 운동은 없긴 없다. 런지와 스쿼트를 기본으로  하는 응용 동작이 대부분이다. 40초 동작하고 8초 동안 제자리 걸으면서 휴식하는 루틴이 20분 동안 반복되는데 나는 8초 동작하고 40분 휴식했다. 동작도 엉망진창이다. 이렇게 한다고 운동이 될까?


동작이 맞거나 말거나 운동이 되거나 말거나 그냥 했다. 숙제는 해야 하니까 말이다. 원래는 아침에 할 계획이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저녁에 했다. 운동을 끝내고 오늘 운동 완료 했다는 인증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어라? 하다 보니 ( 내 생각이지만 ) 동작이 땅끄부부처럼 되는 것 같기도 하다.


4주 챌린지를 마쳤다. 28일 동안 운동한 날은 17일 , 담 걸려서 피곤해서 하기 싫어서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하지 않은 날이 8일, 얼떨결에 한 요가체험으로 대신한 날이 1일, 만보 이상 걸어서 하지 않은 날이 2일이었다. 60% 완료했으니 성공으로 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실패로 말할 수도 없잖은가? 숙제를 잘했다고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하하하. 20분 운동인데도 땀이 제법 난다. 땀을 흘리고 씻으면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이렇게 꾸준히 계속하고 운동량을 늘리고 그러다 보면 나도 근육이 좀 생기지 않을까? 4주 챌린지후 몸살 감기에 걸려 며칠동안 운동을 쉬고 있다. 운동을 안하던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것 같아 불안하다. 감기 회복후 운동을 계속 해야 할텐데…  동네방네 소문내면 도움이 될까 싶어 이 글을 썼다. 매일매일 외치고 싶다. 오운완!! 오늘 운동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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