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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en Tui Dec 16. 2022

최고의 문어 요리

올리브유에 푹 담가주세요

문어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꼽는 최고의 요리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1. 문어를 손질한다. 

    A. 파킨세이브에서 문어를 파는 시기가 있다. 

    B. 자주 나올 땐 매주 아주 싱싱한 놈으로 올라온다. 

    C. 게다가 이미 잘 손질되어 있다. 

    D. 내장도 입도 제거해서 별달리 손질할 게 없다. 

    E. 그래도 정 손질을 하고 싶다면 밀가루로 박박 문지르는 정도? 

    F. 사실 이것도 필요 없다. 그냥 물에 한 번 씻으면 끝이다. 


2. 손질한 문어를 올리브 오일에 삶는다. 

    A. 500mm 용량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절반 가량 넣는다. 

    B. 너무 크면 오일 낭비. 올리브 오일이 모자라면 좀 더 넣어주면 그만이다. 

    C. 처음에는 문어를 뒤집어 머리부터 냄비에 넣는다. 

    D. 삶을 때는 마늘 5개를 편으로 썰거나 통으로 넣어준다. 

    E. 페페론치노 조금, 타임, 파슬리 등 허브를 좀 넣어준다. 통후추도 넣어주면 좋고. 

    F. 월계수 잎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다. 별 차이 없음. 

    G. 센 불로 팔팔 끓여 준다. 

    H. 오일이 끓어 올라 문어가 빨갛게 색깔이 나면 뒤집어준다. 

    I. 불을 중간 정도로 줄이고 뚜껑을 닫고 30분 정도 끓여준다. 

    J. 위아래를 골고루 익히기 위해서 한 번씩 뒤집어 준다. 

    K. 30분 후에 뚜껑을 열고 불을 줄여 10분 정도만 더 익힌다.

올리브유가 좀 모자라서 포도씨유를 넣었네요


3. 문어를 자른다. 

    A. 문어는 충분히 식힌 후 자른다. 

    B. 올리브 오일에 삶은 문어는 시간이 지나도 촉촉하고 말랑말랑, 쫀득거리는 식감을 유지한다. 

    C. 이 문어를 한국식으로 초고추장이나 와사비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D. 문어를 넣은 샐러드나, 빠에야 혹은 스파게티 재료로 써도 맛난다. 

    E. 남은 올리브 오일은 체에 한번 걸러 따로 보관한다. 

    F. 이 오일로 요리를 하면 문어의 감칠맛이 미친 듯이 올라온다. 

    G. 이 오일만 있음 평범한 계란 프라이도 특급 요리가 된다는 말씀. 



파킨세이브는 뉴질랜드의 최대의 창고형 마트다. 호주 프랜차이즈인 카운트다운과 경쟁하고 있는데 더 저렴하고 더 많은 품목으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흔하게 이용하는 마트다. 

각 점포를 소유한 사장은 자신의 파킨세이브에 들어올 품목을 직접 선정할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구매력도 높은 편이어서 아시아인들을 위한 상품들을 다른 점포에 비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신라면이나 스낵면, 종가집 김치나 김은 현지인들도 좋아라 하는 품목들이다. 또한 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불닭볶음면도 매대 한켠을 넓게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식재료도 아시아인들을 위해 준비해 놓은 사례가 늘고, 문어도 그런 것들 중의 하나다. 


예전에도 식료품 비용이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지구 끝이라고 여겨지는 이곳도 점점 높아지는 식료품 가격이 사회 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참고로 치즈, 우유 등의 유제품, 소고기, 양고기의 육류품 가격은 한국과 비교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나에게는 한국식으로 밥을 하는 것보다 키위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조금 더 쉽게 느껴진다. 아마도 식재료에 대한 접근성이나 주변 환경 덕분이리라. 뉴질랜드에 올 기회가 있다면 한국식만 고집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현지식에 도전해 보심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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