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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프로방스 May 09. 2023

살고 죽는 문제는 이것!

                    들어가는 말


영국 런던의 어느 공원에 열두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예수의 제자 12명을 기리기 위해 심은 것인데 마지막 나무의 이름이 가룟 유다이다.


열 한그루 나무를 향해서는 축복하고 기도하던 사람들이 가룟유다 나무를 보고는 험한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룟유다 나무는 말라죽어 있더란다. 다른 나무들은 잘 자라는데 말이다.


황희 정승은 조선 초기에 영의정을 세 번이나 지낸 인물이다. 그가 어느 날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한 농부가 소 두 마리를 겨리로 밭을 갈고 있었다.


 "여보시요 두 놈 중 어느 놈이 일을 더 잘합니까". 정승의 물음에 화들짝 놀란 농부가 달려와 귀에 대고 하는 말이 "그야 물론 검정소보다는 누렁소죠".  


"그까짓 걸 가지고 왜 여기까지 뛰어와 말하는 게요. 그것도 귀에다 대고". 심드렁하게 묻는 황희 정승을 향해 농부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미천한 짐승이라도 말을 다 알아들어요. 내 말을 검정소가 들었다면 얼마나 낙심했겠어요. 그래서 그리 말한 거죠".


이 이야기는 무엇을 하는 걸까. 두 말할 것 없이 말의 중요성 아닌가.


구약성경의 잠언은 말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특별한  강조점을 두고 있다. 죽고 사는 일이 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곧 그의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만족하게 되느니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

     잠언 18장 20~21절


                  말과 농사짓는 일의 연관성


지혜의 사람 솔로몬은 사람의 말을 농사에 빗대 설명하고 있다. 아름다운 말, 축복의 말을 하기 위해서는 수고와 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사짓는 것처럼 말이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농부가 농사짓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하라니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


봄에 파종하기 위해선 씨앗이 필요하다. 이것을 종자씨라 한다. 사는 게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종자씨까지 까먹어선 안된다.


가을의 풍성한 결실이 종자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쓰는 말 또한 인생의 결실을 가져오는 씨앗과 같다. 그가 내뱉는 말이 곧 종자씨다.


말로 씨를 심으면 언젠가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선한 결과던 악한 결과던 반드시 그 말을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악인은 입술의 허물로 말미암아 그물에 걸려도

의인은 환난에서 벗어나느니라

사람은 입의 열매로 말미암아 복록에 족하며

그 손이 행하는 대로 자기가 받느니라.

        잠언 12장 13~14절

         

                     말은 씨앗이다


생각은 마음속에 심긴 씨앗이다. 생각의 씨앗이 발아하면 말이라는 꽃이 핀다. 꽃은 그 속성상 향기를 동반한다. 말에도 향기가 있고 맛이 있다.


선한 말은 꿀송이 같이 달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

         잠언 16장 24절


 속에는 씨가 있어 말씨라 부른다. 씨를 뿌리면 결실을 바라보듯 말도 과정을 거쳐 결과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가진다.


여기서 습관이 형성된다. 습관으로 이루어진 말이 곧 말버릇이다. 사람은 습관을 따라 살아가는 존재다. 말하는 것은 습관의 결과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다. 나아가 그의 미래를 짐작하기도 어렵지 않다.


                    따뜻한 말과 차가운 말


사람에게 체온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람뿐인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다 마찬가지다.


말 또한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 온도가 있다. 따뜻한 말이 있는 반면 냉소적이고 차가운 말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주 다르다.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온순한 혀는 곧 생명나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

          잠언 15장 1절, 4절


몸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간다. 이런 일은 흔히 볼 수 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 역시 생각나는 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쏟아부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의 말실수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누군가와 평생 원수로 지내고 상대와 자신에게 앙금을 남겨놓는 것도 다름 아닌 말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무서운 일 아닌가.


칼로 찌름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

          잠언 12장 18절


                        말은 전염된다


말은 강력한 전염성을 띠고 있다. 동시에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한다.


힘들어 못살겠다. 살맛 안 난다. 죽겠다 등을 습관적으로 연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 기운에 감염되고 만다. 이로울 게 일도 없으니 피하는 게 상책이다.


말에서 나오는 부정적 에너지는 어둠의 힘을 작동시켜 실제로 그렇게 살도록 만든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지만 썰렁하고 부정적인 말은 파괴적 감정을 격동시켜 사고 치게 만든다. 실로 죽고 사는 모든 것이 말에 달려있는 것이다.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오히려 감사하는 말을 하라.

      에베소서 5장 4절



우주 만물과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음 받았음을 성경이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피조물 가운데 으뜸인 인간만이 유일하게 말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는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말이 우리에게 생명이요 운명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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