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

by 도린

어제부터 이어지는 눅눅한 공기.

비는 그쳤지만,

구름은 여전히 어깨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파나마나, 멕시코.

중미 어디쯤의 날씨처럼

습하고 무겁다.


뜨거운 루이보스차를

두 잔이나 마셨지만,

몸은 천근,


읽던 책을

메모까지 해가며 완독 했는데도

속은 여전히 납덩이다.


어떤 소설의 한 단락쯤을

지나는 중인지도 모른다.


소설 속 주인공이

죽은 엄마를 떠올리며

맥락 없이 나눈 대화 하나가

또렷하다.


“엄마는 뭐가 어려워?”

“오늘.”

“왜 오늘이 어려워?”

“오늘을 넘겨야 하니까.”

“오늘을 넘긴다는 건 뭐야?”

“오늘을 견딘다는 거지.”

“그건 또 무슨 뜻이야?”

“오늘은 사라지지 않겠다는 거야.”

“그럼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

“내일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거야?”

“응, 못 견딜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럼 어떻게 돼?”

“…그러면, 쉬워질 수도 있다는 거야.”


명치께 가 답답하고,

두통이 시작된다.

구름이 걷히고

밖은 어느새 환해졌지만,

깊은 잠을 청해 볼까 한다

나는 오늘을 견디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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