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을 마치고

속도조절

by 도린

요즘 따라,

세월이 고삐 풀린 말처럼 느껴진다.


숨을 고르기도 전에

다음 날이 달려오고,


계절은

제 속도보다 한 걸음 더 빠르게

질주하는 듯하다.



---


하루 일을 마치고 앉으면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걸 느낀다.


일 욕심이 많아서일까.

젊은이들보다 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집토끼, 일토끼

두 마리 다 잡아보겠다고

무리하게 달려온 탓인지도 모르겠다.


지난주엔

친구와 야외 소풍을 갔다가

컨디션이 갑자기 뚝 떨어져

결국 일찍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의사를 잠깐 만나

약을 처방받고,

따박따박 챙겨 먹으며

조심스럽게

몸 상태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


광음여류(光陰如流),

빛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요즘의 나는

그 흐름에 겨우겨우 매달려

버티고 있는 느낌이다.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고,

마음은 늘 한 발 늦는다.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일주일은 눈 깜빡할 사이며,

어느새 한 계절이 바뀌어 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

나를 끌고 가는 것 같다는 말,

요즘은 그 말이 절절이 와닿는다.



---


그래서

잠시 쉼표 하나를 찍어본다


달리는 걸 잠시 멈추고

고요히 숨을 고르며,

내 마음의 속도를

다시 조절해보고 싶다.


컨디션 회복을 핑계 삼아

하루에 한 번은 꼭

천천히 걷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그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세상은 여전히 빠르게 돌아가겠지만,

내 리듬까지 그 속도에 맡겨 버릴 순 없다.


---


하루를 정리하는

이 조용한 밤에,

나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 한잔 건네본다.


" 오늘도 수고 많았어.

그러니 이제는

아무 걱정 말고 푹 쉬어.

내일은 내일이 걱정하게 내버려 두렴"


어스름 산책길에 만난 쑥부쟁이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근육 이야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