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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Apr 27. 2023

2022. 4. 24. 토요일. 육아일기.

녹색장터, 3in1 레고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분기마다 녹색장터를 개최한다. 여기서 잠깐! 녹색장터란 무엇인가? 녹색장터는 아파트 입주민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직접 장터에 가지고 나와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중고 직거래 시장이다. 이를 통해 입주민간 교류도 증가하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여 쓰레기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행사라고 보면 된다.


  아이들과 녹색장터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다가 도담(첫째), 봄봄(둘째)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이 있으면 사주기도 한다. 운이 좋고 발이 빠르다면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장난감을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오늘도 녹색장터가 열린다고 하여 개장 시간인 10시에 맞추어 도착했다. 중고 직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도착하면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들은 이미 누군가가 사가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언제나 10시에 맞추어 도착한다.


  그동안 도담이가 모아둔 용돈이 있는데 오늘은 본인이 모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겠다며 만 원짜리 두장을 본인의 핑크퐁 지갑에 챙겨서 나갔다. 좋은 장난감을 고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얼굴에 가득했다. 장터에 도착한 후에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둘러보던 도담이는 무언가에 꽂혔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한 곳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먹이를 발견한 맹수가 사냥감을 가만히 응시하듯이.


  도담이의 시선을 가만히 따라가 본다. 그 시선이 도달한 곳에는 레고가 2개 놓여있었다. 하나는 4만 원이고 또 다른 하나는 2만 원이다. 도담이는 가격이 4만 원인 레고에 관심을 보였지만 본인이 가지고 온 용돈은 2만 원이어서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도담이는 결국 아빠,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2만 원짜리 레고를 선택했다. 본인이 원하는 레고를 선택하지 못해서 속상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도담이는 새로 구입한 레고를 얼른 조립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집에 돌아온 후 우리는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도담이는 본인이 선택한 레고에 대해서 내 귀에 피가 날 정도로(?) 이야기를 했다. 밥을 다 먹자마자 본인이 구입한 레고를 들고 거실에 앉아 조립을 시작했다. 아직 혼자서 레고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기는 어려워하여 내가 옆에서 어려워하는 부분을 도와주었다.

  

도담이가 만든 레고


  도담이와 열심히 만든 작품은 위의 사진과 같은 멋진 비행기였다. 도담이가 선택한 레고는 '3 in 1'이라고 하여 사진에 속에 있는 비행기 말고도 두 가지의 비행기를 더 만들 수 있다. 도담이와 다음에 또 다른 비행기를 만들어보자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도담이는 본인이 만들어 낸 비행기가 멋지고 스스로가 뿌듯했는지 레고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도담아! 다음에는 더 멋지고 괜찮은 레고를 선물해 줄 테니 아빠와 함께 또 레고를 조립하자. 아빠도 오늘 도담이와 함께 아빠의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아 즐겁고 행복했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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