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2. 화요일. 육아일기.

아이스크림. 느티나무 그늘.

by 최고의 교사

낮에 아파트 인근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도담(첫째)이와 봄봄(둘째)이는 자신이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고르기 위해 냉동고 앞에 서서 까치발을 들고 이마를 유리문에 붙인 채로 뚫어지게 보고 있다.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하나 먹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결국 나도 아이스크림을 하나 골랐다. 붕어OOO(붕어모양 아이스크림).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은 곧바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나도 옆에 앉아서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아이스크림이라 그런지 그 맛이 끝내줬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어느덧 봄봄이는 본인의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다. 그리고는 내가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나는 봄봄이의 눈빛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 듯이 아이스크림을 한 입 줬다. 한 입 크게 베어 물은 봄봄이는 아주 맛있게 먹고는 내 아이스크림을 또 쳐다본다. 나는 생각했다.


'뭐야 이 녀석? 계속 달라는 건가?'


결국 나는 아이스크림을 다시 건넸고 봄봄이는 또 한입 크게 베어 물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다 먹은 봄봄이가 나에게 말을 했다.


"아빠~ 그냥… 우리 계속 같이 먹을까?"

('그냥 너 다 먹어!!!!!') "응 그래 봄봄아~"


하루 일과를 끝낸 늦은 밤. 잠자리에 누워 아이들이 각자 선택한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도담이 책을 다 읽어주고 봄봄이 책을 읽기 전에 갑자기 도담이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아빠. 행신동 할머니, 할아버지는 언제 돌아가셔?"

"갑자기 그건 왜 궁금해 도담아?"

"아니~ 나 어른이 돼도 아빠,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있는 거지?"

"그럼~ 당연하지."


내가 대답을 한 후에 도담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화를 끝내고 책을 읽어주어도 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도담이의 얼굴을 바라보니 도담이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도담아. 우는 거야?!"


나는 깜짝 놀라 도담이에게 물었다. 내 질문에 결국 도담이는 참았던 눈물이 흘렀다. 펑펑 울며 나에게 말했다.


"아빠, 엄마랑 헤어지는 일 생각하니 너무 슬퍼. 엉엉…"

"도담아. 지금 아빠 나이가 37살인데, 할아버지 건강하시지?"

"(울먹이며) 응."

"그럼 도담이가 아빠처럼 37살이 되어도 아빠, 엄마는 건강하겠지?"

"(울음이 조금 잦아들며) 응."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응. 알겠어 아빠!"


도담이가 나에게 말을 하는 동안 나 또한 눈물이 차오르는 걸 억지로 참았다. 내가 울면 도담이가 많이 놀라고 더 울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벅차올랐다. 조그맣고 귀엽던 꼬마 도담이가 어느덧 성숙한 생각을 할 정도로 컸다는 점이, 본인의 속마음을 아빠에게 표현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도담, 봄봄아. 걱정하지 마. 아빠는 너희들 곁에서 자리를 지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게. 힘들면 기대어 쉴 수 있는 한여름의 느티나무 그늘처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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