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잡은 두 손
어제 있었던 봄봄이(둘째) 입학식 작전을 무사히 완료하고 오늘부터는 정식 등원이다. 아빠, 엄마가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덩달아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도담(첫째), 봄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일이 매우 힘들 텐데도 아빠, 엄마를 잘 따라주는 모습을 볼 때면 한편으로 대견스럽기도 하다.
도담이와 봄봄이의 아침 일과는 7시부터 시작된다. 나는 아침 6시 50분에 두 녀석을 깨우기 시작한다. 7시쯤 힘겹게 일어난 아이들은 아침 식사를 시작한다. 식사 종료 후에는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이 과정에서 두 아이의 무수한 짜증과 떼를 감내해야 한다. “아침밥이 맛이 없다.”, “양치질하기 싫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 등등 나는 출근 시간에 맞춰야 해서 아침마다 정신없고 바쁜데, 아이들의 짜증을 듣다 보면 순간적으로 ‘욱!’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등원 준비를 끝내면 대략 7시 45분 전후. 우리는 유치원으로 출발한다. 유치원에 도착하는 시간은 보통 7시 50~55분 사이이다. 출석부에 아이들 등원 시간을 기록하면 언제나 우리 아이들은 1등이다. 내가 아이들을 찾는 시간이 17시 30분이니, 도담이와 봄봄이는 유치원에서 10시간을 보내는 셈이다. 고작 7살, 5살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들인데. 아이들을 1등으로 유치원에 보내고 학교로 출근할 때마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은 등원할 때 아주 멋진 모습을 봤다. 아직 듬직한 오빠와 그를 의지하는 여동생의 모습이다. 오늘도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전쟁 같은 등원준비를 끝내고 집을 나섰다.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처음 가는 봄봄이는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동생의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도담이. 봄봄이 옆에서 같이 걸어가던 도담이가 갑자기 봄봄이의 손을 잡고 발걸음의 속도를 맞춰준다. 등원 길에 봄봄이가 “아빠. 추워요.”라고 말하자 도담이는 동생의 손을 더욱 꼭 잡아주며 “빨리 가자 봄봄아!”라고 말하며 걸음 속도를 올렸다.
이런 일이 바로 육아의 묘미 아닐까? 이 어린 두 아이에게서 마음속 깊은 따뜻함을 배울 수 있었다. 너희 둘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멋진 아빠가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