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첫날부터 복직 전부터 예정된 저녁 회식이 있었다.
혼자 지내던 휴직기간에는 술을 멀리할 수 있었지만,
직장생활이 다시 시작되자 술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사실 난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면
내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이 나를 마시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나는 무너지고,
다음날은 숙취로 하루를 날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서 이번 복직을 계기로 다짐했다.
“술은 끊었다고 하자.”
하지만 또 한편으론,
술 안 마시는 나 때문에 괜히 분위기를 흐리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분위기 맞춰 몇 잔만 마시자.”는 생각도 했다.
결국 나는 후자를 택했다.
예전에도 이런 다짐을 했었지만 지키지 못했었다.
매번 분위기에 이끌려 자제 못하고 처음 몇잔이 결국 폭음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반복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엔 달랐다.
처음부터 조절에 집중했고,
초반에 몇 잔만 마시고 이후에는 분위기만 맞췄다.
그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잠들 수 있었고,
오늘 아침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어제 회식에서 느낀건 하나였다.
“처음이 정말 중요하다.”
술뿐 아니라 모든 일에서 그렇다.
시작이 흐트러지면 끝도 흐트러지기 쉽다.
이번에는 술 조절에 성공한 나 자신이,
조금은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