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글쓰기, 독서에 이어 이제 '말하기' 능력도 키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최근 들어 내가 말하는 방식이 많이 서툴다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우연히 '말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을 읽게 되면서 더욱 깊은 관심이 생겼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해왔던 대화들을 되짚어 볼 수 있었고,
역시나 내 말솜씨가 많이 서툴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특히 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내용은 바로 이것이었다.
'150%를 준비하고 80%만 말해서 상대방이 100%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
그동안 나는 준비 없이 130%를 쏟아냈고,
상대방은 아마 60%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는 반성이 들었다.
글쓰기에 초고와 퇴고가 있듯, 말하기에도 '퇴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솔직히 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이 너무 귀찮고 번거로웠다.
책에서는 말하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뱉은 말을 글로 옮겨 논리적, 구조적으로 다듬고, 고친 이유까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 조언은 '이 정도까지나 해야 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하기 연습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싶게 만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는 바로 '간결하게 요점 위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공감이 찾아왔다.
세상을 더 섬세하고 풍부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내가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을 할 때였다.
아름다운 여행지 사진을 올리고 느낀 점을 적으려는데,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새롭다', '신기하다' 같은 평범한 표현만 반복할 뿐이었다.
내가 아는 어휘가 고작 그 정도이니, 느낄 수 있는 감상 또한 그 범위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더 풍부한 어휘를 알았다면, 그 여행지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었을 거라 확신했다.
흥미롭게도, 챗GPT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묘사한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을 때였다.
다양한 단어와 표현으로 가득 찬 글을 보면서 사진 속 풍경을 훨씬 더 섬세하고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장면이라도,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풍부하게 다가올 수 있는지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흔히 '사람은 언어를 떠나 사고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언어의 한계가 그 사람이 느끼는 세계의 한계'라고 했다.
나는 말솜씨를 다듬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깊고 풍부하게 느끼기 위해서라도 어휘력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한 말을 녹음해서 글로 옮겨 논리적으로 검토하는 정도까지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세상 보는 눈이 넓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 역시 어휘력이 풍부해진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어휘를 접하며 나의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그 어휘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더욱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언어 확장을 통해서만 사고가 확장된다'는 말은
특히 블로그에 여행 포스팅 글을 쓰며 절실히 공감했던 부분이다.
사진을 잘 표현하는 어휘나 단어를 접하게 되면,
두루뭉술하고 흐릿하게 느꼈던 감정과 느낌을 훨씬 뚜렷하고 세심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경험들이 어휘 덕분에 더욱 생생한 깨달음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에 맞는 정확한 어휘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깔끔하고 정돈되는 느낌을 받는다.
두루뭉술했던 세상이 어휘 덕분에 명확하게 인식되고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다.
어휘는 세상과 나를 더욱 촘촘하게, 그리고 넓고 풍부하게 연결해주는 징검다리이자, 세상 그 자체였다.
이제 나는 영어 단어 공부보다는 우리말의 다양한 어휘들을 많이 접하고 공부하고 싶어졌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어휘들이 궁금하다.
이제 세계와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나는 오늘부터 이 소중한 어휘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