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이 된 듯한 특별한 생일을 보냈다.
우리 회사는 매달 부서를 돌아가며 그 달의 생일자를 위한 작은 축하 파티를 열어준다.
이번 달은 마침 우리 부서 차례였는데...생일자가 나 혼자뿐이었다.
보통은 2~3명씩은 있게 마련인데, 이번 달은 본의 아니게 나만을 위한 파티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사장님과 수행 비서분들까지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나를 축하해 주신다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동시에 너무 어색하고 긴장이 되었다.
평소 사무실에선 보기 힘든 엄숙한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생일 파티 전날, 우리 부서 직원들이 다음 날 있을 파티 준비를 미리 해주었다.
그리고 당일 아침 일찍,
행사를 주최하는 다른 부서 직원분들이 찾아와서 본격적으로 파티 세팅을 시작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케일이 훨씬 컸다.
파티 풍선은 기본, 커다란 축하 현수막에 심지어 2단 케이크까지....
심지어 케이크 컷팅칼까지 세팅되는 걸 보니, 이거 보통 행사가 아니구나 싶어 부담감이 밀려왔다.
이 정도 분위기라면 분명 내게 소감 한마디를 시킬 것 같았다.
이대로 가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사장님까지 계신 자리에서 더듬더듬 중얼거리다 끝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얼른 짧고 임팩트 있는 멘트를 준비했다.
너무 길게 준비하면 복잡해서 다 망칠 것 같아, 아주 짧게 핵심만 담아서 준비했다.
그리고는 계속 머릿속으로 외우고 입으로도 작게 소리 내어 연습했다.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직원들이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웃기도 했지만
그만큼 나는 긴장돼 있었다.
드디어 사장님 도착 시간이 다가오고, 마음속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난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쉬고 천천히 내쉬면서 긴장을 풀어나갔다.
마침내 일이 벌어졌고, 생전 처음으로 수많은 인원들 사이에서 '주인공'이 되어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았다.
조금 전까지 내가 소감을 중얼거리며 연습하던 모습을 재밌다는 듯 지켜보던
행사주최 부서 팀장님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생일 주인공의 소감 한마디를 들어봐야겠죠?"
나는 목소리는 떨렸지만, 끊기지 않고 말했다.
“올해 직원 기숙사에 당첨되는 큰 선물을 받았는데,
이렇게 잊지 못할 생일파티까지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비해 둔 멘트가 큰 도움이 됐다.
직원들의 따뜻한 축하와 환영 속에 생일 파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그 순간, 평소 직원들에게 차갑게 대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티가 끝나고 우리 팀은 조금 멀리 맛있는 곳으로 점심 외식을 나갔고,
근처 예쁜 카페에 가서 그 특별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
평소와는 다르게 오붓한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애초부터 나만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파티는 아니었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축하받는 경험’ 자체가 참 기분 좋았다.
업무 스트레스와 직장 내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마음의 거리가 있었지만,
생일파티 하나가 그 간격을 좁혀주었다.
직장은 차갑기만 한 곳이 아니라,
결국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걸 다시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