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대학 동아리 모임 후기

by 차밍

약 15년만에 대학 동아리 선후배들과 술자리 모임을 가졌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절반, 그리고 처음 보는 후배들도 많아 기대와 함께 '과연 뻘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요즘 자기관리로 술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인싸' 분위기 속에 맨정신으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부담도 컸다.



그럼에도 모임 당일이 되기까지 고민하고 망설였던 걸 보면,

나는 정말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이 내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임을 알았기에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몇 주 전부터 동아리 모임 날짜가 이미 마음 깊숙히 새겨져 있어,

모임 당일엔 그날 하루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모임 시간에 맞춰 흘러갔다.


점점 모임 장소와 가까워지면서 덩달아 긴장도 커졌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섰는데.. 다행히 그곳에 있던 선후배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도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생각보다 뻘쭘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후배들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눴다.


오랜만의 모임을 위해 후배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준비를 해두었다.

개인별로 명찰을 준비했고, 참석하지 못한 선배가 인원수만큼 단체 티를 후원해주었을 정도로 모두가 진심이었다.


2차로 자리를 옮기자 분위기는 완전히 축제 그 자체였다.

후배들은 이 날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게임, 심지어 어마어마한 경품까지 준비해놨다.

이렇게 진심이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후배들의 정성에 감탄했다.


팀을 나누어

`폭탄 돌리기, 눈치게임, 춤대회, 야게임, 공감 게임, 노래 맞추기` 등 다양한 게임이 이어졌고,

게임에서 이겨 합산 점수가 높은 조부터 선후배들이 후원한 상품들을 가져갔다.

회사 레크리에이션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진행에 깜짝 놀랐다.

특히 게임 진행을 맡은 후배는 거의 전문 MC급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 추억을 제대로 소환하는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었다.

바로 동아리 공연 때 했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많은 것을 준비해 준 후배들 덕분에,

그날 모임에 참가한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대학 시절로 되돌아 갔다.


이번 모임을 준비하고 기다린 후배와 선배들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 어울리며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독서와 글쓰기에만 몰두하느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소홀히 했던 건 아닐까 반성하게 되었다.

용기내서 15년만의 대학 동아리 모임에 참가하길 참 잘했다.


후배들의 열정과 정성에 덕분에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들간의 만남이 주는 따뜻함과 활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역시 용기의 양에 따라 인생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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