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 비운 연남동과 신촌, 일상 속 작은 여행

by 차밍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직장 업무의 쳇바퀴를 잠시 멈추고, 평일 하루 연가를 냈다.

늘 마음속에 부담으로 남아있던 운동, 독서, 글쓰기, 바른생활의 압박감을 오늘 하루만큼은 벗어던지고,

오롯이 내 몸이 원하는 흐름에 맡겨 여유를 만끽하기로 했다.


새벽 일찍 나와 동네를 산책할 생각이었지만, 몸이 이끄는 대로 늦은 오전에야 집을 나섰다.

잔비가 내린 뒤라 조금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공기는 상쾌했다.

스쿠터로 약 10분을 달려 도착한 신촌은 평소의 북적임과는 거리가 먼 고요함으로 나를 맞이했다.

문을 연 가게는 많지 않았지만, 평일 오전에만 느낄 수있는 이 한산하고 여유로운 골목의 정취를 오롯이 혼자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특별했다


익숙한 신촌은 조금만 둘러본 뒤, 번화가보다는 감성적인 동네 풍경을 찾아 바로 근처 연남동으로 향했다

연남동은 오래된 빌라와 주택들이 모여있는데, 그 사이사이 감성 카페나 식당으로 리모델링된 공간들이 많이 있었다.

게다가 근처에 길게 조성된 경의선 숲길로 인해 연남동 특유의 운치와 감성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모두가 직장에 나간 뒤 고요하게 남아있는 동네를 유유히 거닐자, 그곳만의 매력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안락한 집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와 새로운 풍경을 보고, 다양한 감성과 분위기를 직접 느끼는 이 경험 자체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굳이 먼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이처럼 가보지 않은 근처 동네를 탐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은 넓고 그에 비해 인생은 짧으니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낼 수 없다.

하지만 멀리 떠나는 것이 쉽지 않을 때, 독서를 통해 세상을 간접 경험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다만, 오늘처럼 직접 두 발로 돌아다니며 얻는 생생한 감각은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는 느낄 수 없었다.


문득 책에서 본 "세상은 내가 아는 언어만큼만 느낄 수 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세상을 더욱 풍부하게 느끼고, 오늘처럼 직접 마주하는 풍경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를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평일 연가 하루를 통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동네의 한산함, 여유,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의 고요함을 만끽했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독서로 시야와 언어의 폭을 넓히고, 직접 돌아다니며 세상이 주는 선물들을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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