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일 죽는다면,
오늘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이다.
그리고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곳은 제주도였다.
정말 하루만 남았다면,
그동안 자제하고 노력하며 살아온 나를 잠시 멈추고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순간이
나의 마무리로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나는 하고 싶은 대로 살기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온 시간이 더 많았다.
마음 한쪽이 늘 억제되어 있었고,
그래서 나는 반쪽짜리 자유를 가진 영혼 같았다.
물론 공동체 안에서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자유일지라도 지나치면 지루해진다.
끝이 없는 자유보다
통제 속에서 누리는 자유가
오히려 더 소중할지도 모른다.
자유와 절제,
이 두 가지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내게 진짜 하루만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왔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그 반대로 살아볼까.
어차피 내일 죽는다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이런 것들이다.
직장 땡땡이 치기,
맛있는 음식 먹기,
베이글과 커피,
친구 만나기,
가족에게 안부 전화하기,
머리를 빡빡 밀어보기,
소개팅,
양주 한 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내 마음은 다시 나를 달랜다.
“그래도 글을 쓰고, 책을 읽자”고.
생각해보면
하루 안에 내 전 재산의 반도 쓰기 힘들다
전 재산을 털어 비싼 옷이나 차를 살 수도 있겠지만
내일 죽는데, 그건 별로 재미없다.
하와이나 먼 곳을 가기에도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
내게 주어진 날은 단 하루.
그러다 문득, 지난주 토요일,
다음 날 죽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꽉 찬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미용으로 나를 가꾸고,
예식장 뷔페를 먹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이성과의 만남까지.
하루 종일 설레고 알차게 보낸 날은
사실 흔치 않다.
이제 보니
거창하고 도파민이 터지는 무언가보다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훨씬 더 소중했다.
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