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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지 않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

by 차밍

엄마가 여동생에게 갑자기 내 얘기를 하며 울먹였다.

엄마는 자기가 죽을 때가 될 때 '너희 큰 오빠(글 쓰고 있는 나)가 늙어서도 혼자면 나중에 아플 때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걱정인데 동생들이 보살펴줘라'라고 죽기 전에 유언을 쓸까 생각했단다..


'부모님은 죽기 직전까지도 자식걱정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은 설 연휴 동안 고향 집에서 우리를 위해 음식을 하루 세끼 차리고, 설거지, 청소, 빨래까지 본인들이 다 하셨다.


부모님 곁에 오면 먹을 거를 다 알아서 챙겨주시니 너무 편하고 좋지만

한편으론 이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나와 여동생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부모님이 다 해주고

우리는 어릴 때처럼 집안일을 거의 도우지 않고 집에서 먹고 쉬기만 했다.


그렇게 혼자서 모든 걸 다하는 엄마 건강이 걱정이 되어 내가 좀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이미 엄마는 그 이전에 모든 걸 거의 다 했다.

아빠도 무거운 걸 나르거나 집 청소를 할 때 내가 도와주기 전에 본인이 다 하셨다.


내가 음식 먹고 난 식기들을 식기세척기로 돌리겠다고 하면 엄마는 본인이 바로 설거지를 해버렸다.

옛날부터 우리를 키우면서 몸에 밴 가정주부 습관을 아직까지 못 버리시고 모든 집안일을 거의 혼자 했다.


나는 좀 쉬고 나서 집안일을 도와주고 싶은데 엄마, 아빠는 바로 해버리니 내가 도와주기 쉽지 않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결국엔 이것도 내가 귀찮아서 하는 핑계 같다.


이러다 부모님이 건강을 잃고 나서 내가 얼마나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될지 두렵다.

꼭 부모님 건강 악화되기 전에 내가 성공해서 같이 해외여행도 가고 비싸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주고 싶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설 연휴였다.

이 주제로 브런치스토리 글 작성 중인 지금도 내게 감을 깎아 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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