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집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고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먹을 만한 게 감밖에 없어 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살면서 이때까지 먹어봤던 감 중에 제일 맛있었다.
홍 씨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 감보다는 훨씬
말랑하면서도 씹히는 식감이 너무 좋았다.
게다가 달고 시원했다.
엄마에게 물어보니 오래된 감이라고 했다. 그런데 숙성돼서 그런지 식감과 맛이 최고였다.
(냉장고 안에 감이 10개 정도 있었는데 설 연휴 동안 내가 다 먹었다.)
정말 신기했던 건 감에 씨가 없었다는 거다.
감으로는 배가 안 차서 먹을 것을 더 찾다가
짜파게티를 발견했다. 허기진 내게 반가운 존재였다.
바로 짜파게티를 끓여 계란프라이, 무와 같이 먹었다.
부모님이 집에 오실 때 소고기와 소고기뭇국을 사 오셔서 늦은점심과 저녁에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아침>
소고기 뭇국을 먹었다.
(이날까지는 먹기 바빠서 브런치스토리에 올릴 사진을 찍는다는 걸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점심>
엄마가 해주는 카스텔라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빵이다.
맛은 약간 싱겁지만 그래서 더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드럽고 탱탱한 식감이 최고다~!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 엄마가 해준 카스텔라가 제일 맛있다.
내가 너무 좋아하니 엄마는 내가 올 때마다 카스텔라를 해 주신다.
이날 배가 너무 불러 저녁은 건너뛰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침>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소고기 뭇국을 먹지 않았을까?....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사진 찍어 놓는 게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점심>
이틀 연속 집밥만 먹으니 오랜만에 바깥 음식을 배달해서 먹고 싶었다.
난 맥도널드 버거, 여동생은 마라샹궈를 얘기했지만 결국 프랭크버거로 합의 봤다.
(여동생은 햄버거는 어느 정도 생각 있지만
대신 무조건 프랭크버거로 시켜야 된다고 했다.)
이날 처음으로 프랭크버거를 먹어봤는데
역시 맥도널드나 롯데리아가 더 맛있었다.
<저녁>
부모님이 밖에 나갔다 오는 길에 사 온 돼지 두루치기를 쌈에 싸서 맛있게 먹었다.
(이것도 사진 찍기 전 다 먹어 버렸다... 두루치기 먹은 날이 이 날인지 확실하지 않다....)
<아침>
sns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사진 찍는 습관이 아직 잘 안 베여 있다.
이미 아침밥을 다 먹고 나서야 먹기 전에 음식 사진을 안 찍어 놓았다는 걸 알았다.
무/콩나물이 시원하고 깔씀한 단맛에 부드러운 식감의 무와 아삭한 식감의 콩나물은 완전 밥도둑이었다.
<점심>
우리 가족은 전날 먹고 남은 돼지두루치기 양념에 오징어와 밥을 썩어 볶아서 먹었다.
<저녁>에 뭘 먹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다음날 아침 곰국 먹은걸 보니 점심에 곰국 먹지 않았을까 싶다..
<야식>
난 되도록이면 늦은 저녁 야식을 안 먹으려 한다.
저녁 먹고 양치해서 오늘은 더 이상 안 먹으로 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엄마가 쪄준 오징어를 가족들이 먹고 있으니 찐 오징어의 탱탱한 식감과 맛이 계속 생각이 났다.
결국 참지 못하고 같이 먹었다.
<아침>
집에서 먹는 곰국은 항상 고기가 가득 들어있다.
부모님이 항상 본인보다 자식에게 고기를 듬뿍 넣어 주신다.
집에서 주는 곰국은 고소하고 먹고 나면 항상 속이 든든하다.
이모가 준 제주도 갈치는 속살이 부드러웠고 씹기도 전에 입에서 바로 녹아버렸다.
갈치 생각하니 입에서 침이 고인다.
<점심>
난 또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다
결국 여동생은 먹고 싶어 하던 마라샹궈를 배달주문했다.
난 처음 먹어봤는데 매웠고 맛있는 지는 모르겠다.
여동생은 너무 맵고 단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저녁>
끝나가는 연휴 저녁을 이대로 끝내기 아쉬워 치킨을 배달해 먹었다.
엄마가 치킨을 좋아한다는 걸 이 날 처음 알았다.
양념 반, 슈크림 반이었는데 슈크림은 여동생이 원하는 맛이었다.
슈크림 맛을 먹어보니 역시 자극적인 단맛이었다.
<아침>
동태찌개와 짝퉁 조기구이를 먹었다.
엄마가 조기는 아니고 짝퉁이라고 한 것 같은데
한 마리 가격이 무려 3만 원이라고 했던 것 같다...
역시 비싸서 그런지 짝퉁조기구이는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동태찌개는 아침으로 정말 제격인 것 같다.
속이 시원해진다.
<점심>
다음날 엄마가 대구에 있는 이모부 약국으로 출근해야 되기 때문에
엄마가 일하면서 지내기 위해 구한 원룸으로 가족이 다 같이 갔다.
대구 가는 길에 영천에 있는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국립묘지에 들려 인사를 드리고
외할머니 댁에도 들려 할머니, 큰외삼촌, 큰 외숙모께 인사드리고 왔다.
그날 여동생이 올라갈 기차를 타기 위해 우리가족은 같이 동대구역에 미리 가서
동대구 역 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식당에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돈까스와 라멘중 고민하다 시원한 국물이 먹고싶어 라멘으로 골랐다.
대구 신세계 백화점에는 사람들이 빼곡했고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대구 젊은 사람들 대부분은 옷 패션이 영하고 도시 스타일 이었다..
동대구역에서 고로케빵과 땅콩크림빵을 사먹어서 이날 <저녁>식사는 패스했다.
<아침>
외할머니집에서 큰 외숙모가 요리한 음식들을 받아와서 아침으로 먹었다.
이날 엄마는 아침에 일하러 가는 날인데도 아침을 차려주었다....
큰 외숙모 요리음식들은 전부 맛있었다... 요리실력이 정말 최고이신 것 같다.
금요일 아침 아빠와 난 같이 버스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해 ktx를 타고 12시쯤 고양 행신에 도착했다.
행신역 앞 붕어빵과 계란빵을 사 먹었다.
<마무리>
이렇게 먹었던 음식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 그날들의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설 명절 먹은 음식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음식은
홍씨도 아닌 것이 홍씨인 척 하는 감과 시원하고 개운한 단맛의 나물반찬이다.
밖에서는 먹지 못하는 집밥을 연휴 동안 먹을 수 있어 너무 행복했고 몸이 더 건강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