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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남직원들에게 받은 은혜

by 차밍

6개월을 같은 사무실에 근무해온 후배 남직원들과 처음으로 뜻깊은 술자리를 가졌다.

우리부서 회식날이었는데, 회식 끝나고 뿔뿔이 흩어지고 젊은 남직원들끼리 2차를 가게 되었다.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다음날 술약속이 있어 1차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가려했었다.

그래서 1차때 일부러 술도 거의 먹지 않았다.


1차가 끝나고 식당 밖에서 젊은 남직원들은 2차를 가려하고 있었고, 나보고도 같이 가자고 했다.

난 평소에 남직원들과 한잔 하며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먼저 같이가자고 물어봐주니 고마워서 거절할 수 없었다.


평소 회사직원들이 시원한 생맥주 마시러 2차로 자주가는 식당으로 갔다.

안주는 돈까스와 계란말이를 주문했다.


우리 넷은 회사생활과 직원들 뒷담화, 서로에 대한 칭찬 등으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후배 남직원들은 나보고 '형님'이라 하면서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그러면서 '형님'이라고 부르면 혹시 예의없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된다며 불편하신거 아니냐고 물어봐줬다.

당연히 '형님'이라고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주는게 고마웠고 그렇게까지 나를 생각해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남자 넷 중 두명이 솔로였는데,

솔로들끼리 회사 내 관심있는 이성이 누군지 밝히기 시작했다.

난 얼마전에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직장 내 관심있는 이성에게 용기내기'에 나온 여직원의 이름을 말했다.

후배직원이 그 여직원과 친하다며 남자친구가 있는지 바로 카톡으로 물어봐준다고 했다.

그때가 밤 10시였다. 너무 늦은시간에 보내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후배직원은 괜찮다며 바로 카톡을 보냈다.

후배직원의 상남자다운 모습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후배직원도 자기 주위에 괜찮은 여직원이 있다며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나에게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주고 여자도 소개시켜주려는 후배 남직원들이 너무 고마웠다.


우리 넷은 식당이 문 닫을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후배 남직원이 그 여직원으로부터 '남자친구 없다며 좋은 남자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답장왔었다고 알려줬다. 후배 남직원은 내게 지금 소개팅 주선을 해 줄지 물어봤고 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용기부족이 소개팅 주선을 미룬 가장 큰 이유겠지만 8살 나이차이와 건강하지 못한 나의 몸도 걱정이었다.


이런걸 다 따지면 결국 좋아하는 여자를 잡을 수 없다. 좋아하는 여자가 남자친구가 없다는 건 절호의 기회다.

어떻게 그 여직원과 잘 이어질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해봐야겠다.


나를 생각해주는 후배직원들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다음에 술 한번 사려고 한다.

그때는 나도 술을 진득하게 마시며 남직원들과 우정을 더 쌓으며 좋은 형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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