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충분한 교감을 하고 나면 마음이 충만해집니다. 그럴 때는 공중목욕탕에서 2시간 때를 벗기고 나온 것 같지요. 상쾌한 노곤함이 몰려옵니다. 기분은 날아갈 것같이 홀가분한데 요구르트나 먹고 한숨 자고만 싶어 져요. 오늘 기분이 딱 그러네요. 마음은 말랑해져 있는데 우울감 같은 무게가 몸을 의자에 잡아두어요. 그래서 제 방에 앉았습니다. 혼자 말랑한 우울을 즐기려고요. 큰방은 남편방, 맞은편 방은 큰딸방, 현관 앞은 작은딸 방, 부엌은 제방이니까.. 부엌의자에. 앉으니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