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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Dec 27. 2023

그림책을 떼 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뭐가 되었든지요.



다이소에서 산 천 원짜리 종이 나부랭이에 스테들러 2H연필과 톰보우 미술용 지우개였던 덩어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노후를 위해 돈을 모으고 차근차근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지, 지금처럼 해도 되는지. 나를 찾기 위해 1년간 홀로 여행이라도 가는 게 좋을지? 남편이 너무 힘들어하는데 시골로 내려가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지. 브런치 독자를 늘리기 위해 선물도 사드리고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는지. 더 늦기 전에(?) 턱을 좀 깎고 코를 높여볼까? 이건 아니고..

아무런 제약도 없는 제 머릿속 고민은 우주만큼 광활합니다. 맨인블랙(마지막 장면) 사물함 속(에 작은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1편) 처럼요. 사람의 머리가 지구만 하지 않다고 그 고뇌도 그만하리라 생각하지 않듯이요. 뇌 속에만 갇히지 않듯이요.

동그라미를 두 개 그립니다. 어깨를 이용해서 크게 동글려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습니다. 물론 글도 잘 쓰고 싶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고. 남편과 방앗간 고춧가루 빻았을 때처럼 맵지 말고 참기름 짰을 때처럼 고소한 내를 사방 100미터는 퍼뜨리고도 싶습니다. (지금은 2미터까지만) 알뜰살뜰 돈도 모아서 동그라미 8개와 숫자 하나로 된 기호를 내 통장에 적어놓고도 싶습니다. (지금 연필로 적을까요? 소원 성취 기원?) 

봉오리와 이파리가 될 부분도 스케치

심호흡 한 번 합니다. 씁 후후 씁 후후. <가진 것에 만족하자> 노력했고 그 결과로 받아들였기에 내게 쥐어진 것. 그것을 지금 즐기려 하는 것은 좋지만 가지고 싶은 것에 온 현재를 바치지는 말자. 내가 서 있는 245mm 두 개만큼의 공간마저도 초라해진다.

꽃잎 느낌을 살려 구역을 나눕니다.

그림을 전문 선생님께 배워서 실력을 좀 빠르게 올리면 어떨까? 책을 보고 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선생님께 따로 공부를 하는 것도 한 방편으로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나아지지 않을까?

하라는 대로 차근차근

책으로 차근차근 따라가 보자 결정을 했으면서 조바심도 납니다. 더 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두각을 나타내어 '반딧불이'처럼 우리 동네에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혜성처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상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심호흡 2회 했으니 다시 평정심을 올려봅니다.

연필로 봉오리까지 모양을 잡아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몰두해 봅니다. 사실 욕심을 내려고 한 계획은 올 초부터였지요. 일반인 10명이 모인 어반스케치 동아리분들과 하는 취미에 많은 부족을 느껴서요. <선생님을 모셔 올까. 책으로 독학을 해볼까> 여러 고민을 나누었어요. 그림은 너무 그리고 싶은데 생각만큼 안 그려지니까 부족한 밑천에 답답하고 깜깜했거든요. 약간은 방황 조금은 자포자기, 그러는 시간 동안 그럼에도 붓은 놓지 않았어요. 그러니 미세하나마 늘긴 늘어요. 근 1년 동안 이 정도만 느는 것이 성에 안 차서 그렇죠. 10월 말, 책으로 하자는 중론을 모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일단 책에 도움을 받고 시작을 하니 탄력이랄까요? 추진력이 생겨요. 혼자서 그림을 해 보게 됩니다. '오늘 채색을 다 떼겠어', '오늘 투시를 모두 섭렵하겠어' 식의 과욕은 내려놓고 시간 제약을 받지 않을 만큼 사부작사부작 1일 1 그림.

스테들러 피그먼트 펜으로 선을 그립니다. 떨지 말고 과감하게.

그렇게 시작합니다. 1일 1 그림 365일 365일 더하기 365일을요. '이제 그림은 발로도 완벽하게 그릴 수 있어'할 때까지. 내 눈에 완벽할 때까지 가 볼게요. 책도 오늘까지 2권 책거리 했는데요. 앞으로도 공략할, 무찔러야 할 그림책이 많습니다. 그리고 매번 새로운 화법이 스타일이 나옵니다. 배울 건 끝도 없이. 즐겁게 무찔러 볼게요. 그럼 이번주 숙제 검사. 저의 달팽이걸음 독학 일기 마저 보실게요. 내일도 모레도 계속될 제 그림요.

식물을 그리면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을지라도 모양이 틀렸다 찌그러졌다는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도 됩니다. 정형화된 모양은 없으니까요.


큰 선 펜선 완료
가는 펜으로 교체. 섬세한 작업 시작할게요.
수술들도 그리고 주름도 미세하게 그립니다.

연필로 그린 선은 1차 펜 선 그린 후 지웁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무한 반복 선 긋기. 좋아합니다. 적성에 딱 맞네요.
완성.
요렇게 끝. 날짜와 싸인 넣기.
오른쪽 책. 왼쪽 제가 그린 거. 뭐가 제가 그린 거라고요? 헛갈리죠?ㅎㅎㅎㅎ
첫날. 둘째날


3일째
4일째.
5일.


책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써야 할 펜. 주의 점 적혀있습니다. 선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적어놓아 그림이 이해되지 않을것은 없습니다.
다만 수많은 선은 일필휘지로 그러야하니 선 연습이 많이 되어있다면 유리하겠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두어번 연습합니다.
같은 그림을 될 때까지 연습합니다.

지금 진행중인 책이 있어서 기분 전환용으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이렇게 연재 1회에 이용할 거였으면 구입을 했을텐데요. 생각보다 펜화가 적성에 딱 맞아서 금방 끝내지는 거에요. 그래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라도 드리려 시작합니다. 선이 생각보다 안 나온다고 실망마시고 킵 고잉~!


다음주는 제가 동아리를 하기 전에 진정 그리고 싶어 구입한 책. 똥손 인증부터 일취월장한 변화를 한 권 안에서 본. 현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둘째가 그린거 아니고 제가..어!비웃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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