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몸져누워 못 만나는 날이 아니라면 매일 십 분 이상 진지하게 바라봐야 하고 원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보고 있게 되고 마는 건데. 반갑지도 않지만, 아는 척 인사를 하고 좋아하지도 않는데 사랑을 해 보라니…. 오늘 보니 어제보다 더 수도 많아졌더라. 이러다 내 존재보다 재들 존재가 더 존재의 상징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다.
그렇게나 거슬리면 별로 권하고 싶지만 않지만, 좀 과격한 방법이지만. 제거해.
여우야~무섭다. 없애라고? 그걸? 그러다 공격 신호로 받아들여 수가 늘어나면 어쩌려고?
암만~ 그래도 그게 오늘 하나 제거한다고 내일 두 개로 수를 늘릴 수는 없지. 그건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야!
싫다고 제거까지 하며 존재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 그렇게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실은 그래! 그렇게 해결이 된다면 그런 식도 무식하게 해 봤을지 모르지.
아! 그럼 그렇게 해. 그러니까 이 사달이 난 게 정기적으로 하던 그 행동을 그만두면서 자연의 섭리가 흑백 대비처럼 눈에 더 잘 띄게 된 거잖아.
그래! 맞다. 그렇네. 그런데, 됐다. 그냥 당분간 이렇게 살다가 내가 작가가 되어 출판기념회 한다고 새로 산 인디핑크 정장을 빼입고 오랜만에 신은 불편한 구두로 지적이 되고 싶은 허영을 뽐낼 때 그때나 옅은 갈색으로 부드러움을 가장할 머리 염색하는 걸로 하자. 눈치는…. 그래, 그냥 흰머리 보면서 이렇게 늙어갈 거라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