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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Apr 02. 2024

작가 경력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쓸모로써의 작업

선거의 계절이다.




전쟁의 비극 중에도, 사랑하는 중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중이더라도 계절은 변한다. 계절이 바뀌었고 시간도 흘러 선거가 돌아왔다.

실은 나도 어느 당의 의무 당원이다. 권리는 딱히 보지 못했고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소속이 있다.

그러다 보니 또 선거철답게 도움을 청한다. 누군가 타인에게 중요해 보일 때는 필요한 때가 아니겠는가. 그도 내가 필요할 때다. 표로써 혹은 동지로서.

글을 쓴다며 동네 소문도 내고 자랑도 해 놓았다. 책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작가'가 아니다 보니 인증은 본인 하기 나름. 어디까지나 셀프다. 떠들고 다닐수록 언어의 '연금술사' 작가님이 될 가능성은 많아진다. 지나가는 말로라도 그 단어를 들을지 모른다. 자랑의 효과는 '글 잘  작가'님으로서 기대보다는 이럴 때 유용하게 생각되었나 보다. 연설문 초안을 받아 들었다.


"어떤지 봐주세요"


쓰윽 읽으며 느낌을 본다. 하고자 하는 말이 잘 전달된다. 2~3분 정도의 짧고 굵은 말을 위한 글, 주제가 부각되어 있다. 하고자 하는 말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 같은 말의 반복도 비문도 없다. 주제를 바로 치고 들어가는 연설이 힘 있어 보이긴 하나 개연성을 위해 부연 설명 같은 한 줄을 이 부분에 추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의견만 낸다. 

선거가 처음이 아닌 분답게 청중을 휘어잡는 포인트를 아는 듯 보인다.

문장의 추가 의견이 달갑지 않겠으나 본인이 직접 쓴 글을 손 보며 마지막 연습하는 모습을 멀리서나마 본다.




"안녕하십니까? 4학년 5반 친구 여러분. 반장 선거(봉사위원)에 나온 '노련해'입니다.


저는 지난해 반장(봉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잘할 자신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


저는 귀가 열려 있습니다.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선생님께 말씀드리기 머뭇거려질 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누구에게 말하지 못해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귀를 빌려 드리겠습니다. 곁을 지켜드리겠습니다.


.....



역시 선거의 귀재 둘째다. 사람의 약한 부분을 공략해 마음을 휘어잡다니... 속상한 일 있을 때 곁에 있어주고 귀를 빌려준다니 내가 다독임 받아봐서 알지. '틱낫한'못지않다. 우리 집 작은 봉사위원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안아주면 왠만한 힘든 일은 사르르 녹지. 그러고 보니 나도 학교 생활 힘든데 오늘 어깨 좀 빌려야겠다.(방통대 숙제 제출일은 다가오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TT)




     결과 발표     

이번 총선 아니 반장 선거에서 25명 중 13명이라는 압도적인 표로 승리를 하였습니다. 후보가 5명이나 나왔는데 말이죠. 금권선거도 그런 말도 꺼내지 않고 했는데 말입니다. 진심은 통하는 걸까요?


둘째의 평범하고 즐거운 4학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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