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이었다. 21회를 마지막으로 장편소설의 1부를 종결지었다. 하지만 조회수가 형편 없었기에 고민했다. 계속 브런치에 글을 써야 하는 것일까? 라이크잇은 꾸준히 15~20개 정도가 달리고는 있지만, 댓글이나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 내가 브런치에 연재 소설을 쓰게 된 것은 내 소설을 본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반응이 거의 없는 참담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간 올렸던 스물 한 편의 연재 소설을 발행취소하기로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브런치의 통계 서비스였다. 어제와 그제, 누군가가 내 소설의 1화 부터 21화까지 정주행을 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모든 회차에 조회수가 1이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 날과 그 다음날도 조회수가 모두 1씩 늘어나 있었다.
처음에는 기뻤다. 누군가 내 소설을 흥미있게 보았고, 그래서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정주행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내 소설을 재밌다며 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석연치 않았다. 만약 그 누군가가 내 소설이 재밌어서, 다시 말해 중독되어서 정주행을 했다면, 22화를 기대할 것이고, 댓글이나 메시지로 "소설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 기대합니다."라는 격려의 표시를 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그건 헛된 기대일 뿐이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런 표시를 하지 않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몰래 내 소설을 읽었다고. 그 의도가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내 소설의 아이디어를 몰래 훔치려 한 것이라면 내가 겪은 일들이 다 설명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 누군가는 내 소설의 독자인 동시에 '소설 서리꾼'이 분명해 보였다. 나는 결심했다. 내 모든 연재소설의 발행을 취소하고 비공개로 전환해 버렸다. 역시나 나에게는 아무런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내 추측이 틀릴 수도 있지만 소설의 1/4만 쓴 상태에서 비공개로 바꾼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21화까지 몰래 정주행을 했던 그 또는 그들이 어떻게든 마음만 먹으면 내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부로 45화를 쓰고 보니 21화까지만 읽어서는 그 이후의 반전과 비극, 복선의 효과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인공지능이 더 발달하면 혹시 소설의 나머지 부분을 써줄 지도...)
원래 3부, 원고지 700매로 완결지으려 했던 소설이 4부, 900매 정도로 길어질 것 같다. 나는 매일 집필을 하면서 믿을 수 있는 친구와 가족에게 보여주며 반응을 구하고는 한다. 그들은 솔직하게 말한다. 이 장면은 현실적인지 아닌지, 특정 상황에서 인물의 심리 묘사가 옳은지 아닌지를.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더 이상 브런치에 소설을 쓰지 않기로 한 내 결심은 그래서 옳은 것 같다. (*)
P/S. 전편에 달린 라이크잇처럼 이 글 역시 영혼없는 라이크잇이 달릴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